키움 이형종이 1일 안방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3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포효하고 있다. 키움 제공
“아직 142경기 남았는데요. 기죽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늘에서 한번 도와준 것 같아요.”
2023 프로야구 개막 2연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타율 0.556(9타수 5안타)을 기록한 키움 이형종(34)은 3일 “들뜨기보다 앞으로 더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말했다. 1일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첫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새 팀’에 승리를 선물한 이형종은 2일에도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이기록인 4안타를 때려냈다.
2008년 LG에서 1차 지명을 받은 뒤 줄곧 LG에서만 뛰었던 이형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퓨처스리그(2군)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2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지난 오프 시즌을 끝으로 2군 FA 제도를 폐지하면서 이형종은 이 제도로 팀을 옮긴 마지막 선수가 됐다.
사실 ‘시작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이형종은 개막 후 첫 세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고 2-2 동점이던 8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는 병살타까지 쳤다. 시범경기 마지막 5경기에서도 14타수 2안타(타율 0.143)에 그쳤던 이형종은 “개막하고도 안타를 못 치고 병살까지 치니 ‘야구는 정말 어렵구나’, ‘죽겠구나’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며 “병살타를 치고 더그아웃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오윤 타격 코치가 ‘기회는 또 올 테니 그때 치면 된다’고 이야기해 주셔서 기운을 냈다”고 말했다.
이형종이 개막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을 때 가장 기뻐한 건 이정후(25)였다. 이정후는 이날 8회초 수비 때 송구 과정에서 머뭇거리는 바람에 동점 빌미를 제공했다. 이형종은 “경기 후에 정후가 ‘밥을 사겠다’고 해서 같이 양갈비를 먹으러 갔다. (동생에게) 얻어먹기가 그래서 계산을 내가 했다.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를 낸 뒤 ‘맛있는 것 사달라’고 먼저 이야기해야겠다”며 웃었다.
이형종은 4∼6일 안방 3연전에서 친정팀 LG를 상대한다. 이형종은 “LG 팬 여러분께는 죄송하지만 안타도 많이 치고 무조건 이기고 싶다”면서 “팀을 떠난 선수를 응원하기 쉽지 않은데 (LG 팬들이) 늘 생각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힘이 된다”고 했다. 키움 팬들을 향해서는 “끝내기를 치면서 이제 완전히 ‘키움맨’이 됐다고 생각한다.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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