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데뷔전서 11분만에 데뷔골, 라이벌 전북에 2-1 역전승 이끌어
스웨덴 7부→1부리그 인생역전, 신문배달 등 일하며 프로 꿈 키워
“나의 가장 큰 장점은 파이팅 정신”
울산의 구스타브 루빅손이 25일 전북과의 2023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안방 개막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9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웨덴 7부 리그에서 성인무대 선수 생활을 시작한 구스타브 루빅손(30·울산)이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루빅손은 25일 전북과의 2023시즌 K리그1 안방 개막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9분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전반 10분 송민규(24)에게 먼저 골을 허용하며 전북에 끌려갔지만 전반 43분 엄원상(24)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8분 엄원상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루빅손은 11분 만에 K리그 데뷔골을 만들었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선 루빅손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전북의 공격 기회를 여러 차례 차단했다. 후반 19분 전북 골키퍼 김정훈(22)이 홍정호(34)의 백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것이 길게 튀자 압박하던 루빅손이 공을 뺏어 오른발로 골문을 향해 차 넣었다. 울산은 2-1 역전승을 거뒀다.
1월 울산에 입단한 루빅손은 스웨덴판 제이미 바디(36·레스터시티)로 불린다. 바디는 잉글랜드 8부 리그부터 시작해 2020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루빅손은 2011년 스웨덴 7부 리그 묄른뤼케IF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소속팀이 6부 리그로 승격했고 루빅손은 2015년 5부 리그 팀으로 옮겼다. 또 다음 해 소속팀이 승격하면서 4부 리거가 된 루빅손은 2018년 2부 리그 외리뤼테IS에 입단해 7년 만에 프로 무대에 진입했다. 울산 관계자는 “루빅손은 7부에서 2부 리그 선수가 될 때까지 신문 배달을 하거나 이삿짐센터 인부, 스포츠 용품매장 판매원 등 여러 파트타임 일을 하며 프로 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외리뤼테에서 두 시즌 동안 59경기에서 23골 14도움을 기록한 루빅손은 2020년 스웨덴 1부 리그 함마르뷔IF 유니폼을 입었다. 함마르뷔에서 중앙 공격수는 물론 좌우 측면 공격수로도 뛰며 3시즌 동안 88경기 31골 19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었던 스웨덴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집이 취소되며 실제 합류는 하지 못했다.
울산은 2021년부터 루빅손을 주목하고 영입을 시도해 왔다. 당시 높은 이적료로 이적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울산은 꾸준히 연락하면서 루빅손의 마음을 열고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울산 관계자는 “루빅손은 골문 앞에서 저돌적이면서, 함마르뷔 시절 주장단이 됐을 정도로 리더십도 갖췄다”고 말했다. 루빅손은 “내 가장 큰 장점은 파이팅 정신이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뛰면서 울산이 다시 한번 챔피언에 오르는 걸 돕고 싶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