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부상 김혜성, 조기 복귀 원동력은 ‘☆☆☆’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30일 1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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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구에서 키움과 삼성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그런데 이날 키움의 주축 내야수 김혜성(23)은 경기 고양시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사흘 전 문학 SSG전에서 왼손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착잡한 마음으로 TV를 튼 김혜성은 팀 동료들을 보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프로야구 키움의 외국인 투수 애플러가 6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고 있다. 애플러를 비롯한 키움 선수들은 직전 경기인 3일 SSG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김혜성의 빠른 회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모자에 별 문양과 그의 등번호를 적었다.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김혜성을 울컥하게 만든 건 동료들 모자였다. 이날 선발 투수 애플러는 ‘☆3’라고 쓴 모자를 쓰고 나왔다. 별(혜성) 문양과 김혜성의 등번호 3번을 상징하는 조합이었다. 외야수 이정후처럼 별 문양 세 개(☆☆☆)를 적고 나온 동료도 있었다. ‘빨리 돌아가야 한다’는 김혜성의 결심이 더 확고해진 순간이었다.

시즌 아웃을 예상할 만큼 부상은 심각했다. “뼛조각이 발견됐다”며 골절 진단을 내린 병원에서는 최소 4주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김혜성은 3주도 지나지 않은 23일 고척 두산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혜성이의 통증이 사실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고 했지만 김혜성은 “하나도 안 아프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키움 내야수 김혜성이 3일 문학 SSG전 2-1로 앞선 8회초 2사 2루에 공을 치고 1루로 돌진하다 투수 김택형과 충돌한 뒤 부상당한 왼손을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김혜성은 복귀 후 29일까지 4경기에서 15타수 7안타(타율 0.467)를 기록했다. 5할에 가까운 타율로 며칠 전 아팠던 사람이라고 믿기는 어려운 성적이다. 왼손 타자인 김혜성은 부상 기간 다친 왼손을 못 쓰자 오른손만 사용해 배팅 연습을 하며 감각을 이어왔다. 뼈에 좋다는 홍화씨와 사골국 등을 매일 챙겨먹으며 빠른 회복에도 힘썼다.

복귀 후 맹활약으로 김혜성은 리그 역사상 최초 기록인 ‘2루수, 유격수 골든글러브 석권’에도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지난해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그는 올해 2루수로 활약하며 이 부문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키움 김혜성이 부상에서 돌아온 23일 고척 두산전에서 타격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키움 제공


29일 현재 김혜성은 타율 0.319로 KIA 김선빈, 롯데 안치홍(이상 0.289) 등에 앞선 상태다. 김혜성은 “골든글러브를 타려면 장타력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장타율은 0.406(리그 26위)으로 안치홍(0.443ㆍ21위)보다 낮다. .

물론 이번 시즌 김혜성에게 개인 타이틀보다 중요한 건 팀의 ‘가을 야구’다. 키움은 79승 2무 60패로 리그 3위에 올라 있지만 4위 KT(77승 2무 59패)와 0.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3위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만 4위는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김혜성은 “팀이 최근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이번엔 한 순위라도 더 높이 올라 포스트시즌(PS)을 치를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혜성은 전반기에 0.298이었던 타율을 0.363까지 끌어올리면서 다짐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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