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김연아’에서 ‘올림픽 탑5’로…피겨 역사 쓴 차준환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0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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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사상 첫 톱10 진입에 성공한 차준환(고려대)은 일찌감치 ‘남자 김연아’로 불린 ‘남자 싱글의 개척자’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을 더해 182.87점을 기록했다.

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공인 최고점인 99.51점을 받았던 차준환은 총점 282.38점으로 네이선 첸(미국 332.60점), 가기야마 유마(310.05점), 우노 쇼마(293.00점), 하뉴 유즈루(283.21점 이상 이상)에 이어 전체 5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5위 이내에 든 건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또 차준환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 피겨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순위인 15위도 훌쩍 넘어섰다.

김연아가 여자 싱글을 지배하던 시절 차준환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 피겨 남자 부문에 혜성 같이 등장했다.

아역배우 출신인 차준환은 초등학교 시절 스케이트에 입문한 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트리플(3회전) 점프를 포함해 각종 점프 기술을 뛰었다.

또 2015년부터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구사하며 국제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차준환의 등장으로 남자 싱글도 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까지 한국 남자 피겨는 올림픽 출전권조차 따지 못하고 있었다.

차준환은 김연아와 일본 피겨 스타 하뉴 유즈루를 지도한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를 만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장통도 있었다. 2018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고관절과 발목 통증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9위에 그쳤다.

또 발에 맞지 않는 부츠 문제까지 겹치며 평창올림픽 선발전에서도 가까스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차준환은 큰 무대에 강했다. 평창 올림픽 직전 독감으로 고생한 차준환은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역사를 섰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당시 시즌 최고였던 77.70점을 받아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올림픽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해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정성일이 기록한 17위를 넘는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순위인 15위로 올림픽 데뷔전을 마쳤다.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인 베이징 대회 준비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쿼드러플 점프 과정에서 고관절 부상에 시달렸고, 2020년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캐나다에 가지 못하고 국내에서 훈련했다.

하지만 차준환은 4년 전 경험을 살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했다.

부상과 부츠 문제에서 자유로워진 차준환은 지난해 3월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45.99점을 기록, 한국 남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차준환의 활약으로 한국 피겨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출전권 2장을 확보했다.

국가대표 선발전 1, 2차전에서 모두 우승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차준환은 대회 직전 참가한 4대륙선수권대회서 총점 273.22를 기록, 한국 남자 싱글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하며 베이징 올림픽 톱10 가능성을 키웠다.

4대륙선수권 여자 싱글에선 2009년 김연아(금메달)를 시작으로 2020년 유영(은메달) 그리고 2022년 대회 이해인(은메달), 김예림(동메달)이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남자 싱글은 차준환이 유일하다.

우승이란 자신감을 안고 베이징 무대에 선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부터 자신 있는 연기로 출발을 산뜻하게 했다.

필살기인 쿼드러플 살코 등을 포함해 점프 기술을 완벽 소화하며 개인 공인 최고점인 99.51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준비한 걸 모두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밝힌 차준환은 이어진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며 한국 남자 싱글 새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베이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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