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자 8만8376명…EPL, 전통의 ‘박싱데이’ 버리고 ‘셧다운’ 가능성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17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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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전통의 ‘박싱데이’ 일정마저 포기하고 잠시 문을 닫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최근 오미크론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6일(한국시간) 하루 확진자만 8만8376명이 쏟아졌다. 감염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연말까지 하루 2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EPL도 예외는 아니다. 일찍 접종 체계를 구축한 영국은 최근까지 EPL에 100% 관중을 수용하는 등 코로나19 이전 시대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특히 선수단 내 확진자가 많다.

이미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0~15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리버풀, 첼시, 브라이튼, 노리치시티, 레스터시티에서도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나오고 있다.

EPL 사무국은 확진자를 자가 격리 시키고 다른 선수들로 일정을 소화하도록 독려했지만 확진자 숫자가 워낙 많아 운영 자체가 버거울 정도다. 이미 16일과 17일 열릴 경기의 절반이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아예 리그를 잠시 멈추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레이엄 포터 브라이튼 감독은 “축구만큼이나 건강도 중요하다”며 “EPL을 잠시 멈추는 게 모두를 위해 좋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역시 “(강행을 고집하지 말고)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는 게 코로나19를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SPN’은 17일 “EPL 주요 구단들은 FA컵 3라운드가 열리는 내년 1월9일까지 리그를 셧다운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에 따르면 EPL은 네 번의 라운드를 건너뛴 뒤 1월15~16일에 재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PL의 전통과 현지의 정서를 고려하면 이는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다.

EPL은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까지 이어지는 ‘박싱데이’ 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왔다. 가족 혹은 친구 등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경기장이나 집에서 축구를 보며 연말 휴일을 마무리하는 문화와 무관하지 않은 스케줄이다. 이번 시즌도 12월26일부터 1월1일까지 28경기가 빽빽하게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공포는 전통도 잠시 접게 만들고 있다. EPL의 셧다운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영국이 축구 경기 없이 연말을 보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게 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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