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20년 야구인생 항상 꿈꿨던 골든글러브” 울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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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목표 이뤘으니 우승-MVP도”… 삼성 강민호도 받아 역대 최다 69명
치열한 외야 이정후-홍창기도 영광… 1루 수상 강백호 “10번 받게 노력”

프로야구 삼성 구자욱이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삼성 구자욱이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20년 전 야구를 시작한 한 소년이 있었다. 훈련이 끝나고 바라본 밤하늘엔 수많은 별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소년이 갖고 싶던 별은 그곳에 없었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10년 가까이 별과 인연이 없었던 소년은 마침내 꿈에 그리던 그 별을 품에 안았다.

프로야구 삼성 구자욱(28)이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43표(득표율 47.0%)를 받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시상식에 앞서 구자욱은 “야구를 시작하면서 꿈꿨던 상이지만 닿을 듯 말 듯하면서도 그동안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였을까. 수상자로 호명된 후 마이크 앞에 선 그는 한동안 소감을 말하지 못했다. “어, 어…”라는 말만 되뇌며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억눌러야 했다. “20년 전 야구를 시작했던 어린 소년에게 오늘에서야 이 상을 안겨주게 됐다. 오늘은 내게 가장 행복한 밤이다”라고 소감을 전한 구자욱은 “아직 프로 입단 후 우승을 못해 봤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MVP) 활약도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날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된 팀 선배 강민호(36)는 “내가 울 뻔했다. (구)자욱이 이름이 불리자마자 손을 꼭 잡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삼성은 역대 69명의 골든글러브를 배출하며 종전 최다인 KIA(68명)의 기록도 넘어섰다.


역시 외야수 부문에 선정된 ‘바람의 손자’ 이정후(23·키움)는 자신의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코치로부터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정후는 프로 2년차이던 2018년부터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남은 한 자리 외야수 황금장갑은 LG 홍창기(28)에게 돌아갔다. 외야수 부문은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치열한 경합이 펼쳐졌는데, 롯데 전준우(133표)는 구자욱에게 단 10표가 뒤졌다.

이승엽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으로부터 1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강백호(22·KT)는 “이승엽 선배는 7번 이 상을 받으셨는데, 나는 10번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2루수 부문에서는 한화 정은원(21)이 팀에서 유일하게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3루수에는 홈런왕(35개)에 오른 최정(34·SSG)이 이름을 올리며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집했다.

이번 시즌 처음 유격수로 활약하며 개인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키움 주장 김혜성(22)은 “그동안 김하성(샌디에이고·전 키움) 선배에게 자주 질문을 했다. 바쁠 텐데 귀찮은 내색 없이 따뜻하게 조언해줬다”며 감사를 전했다. 투수는 두산 외국인 선수 미란다(32), 지명타자는 NC 포수 양의지(34)가 뽑혔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구자욱#골든글러브#강민호#이정후#강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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