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토론토의 2번째 가을 야구 도전, 엔딩은 해피일까 새드일까

  • 뉴스1
  • 입력 2021년 9월 20일 2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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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9년 차가 된 류현진(34)이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번째 가을 야구 동행을 준비하고 있다. 사이영상 레이스에 뛰어든 팀 동료 로비 레이를 비롯해 선발진이 탄탄해진 가운데 타선 역시 파괴력이 더해지면서 지난해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4년간 8000만달러라는 ‘에이스’ 대접을 받고 지난해 캐나다에 새 둥지를 튼 류현진은 계약 첫해부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제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토론토 역시 1선발 류현진의 부진 속에 가을 잔치에서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다저스 시절 월드시리즈 선발로도 나섰던 ‘베테랑’ 류현진의 자존심엔 생채기가 난 상태다. 꼬박 1년을 기다린 끝에 이를 만회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9월 들어 상승세를 탄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을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키우고 있어서다.

단축 시즌(팀당 60경기)으로 치러진 지난해 토론토는 막차(8번 시드)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1번 시드를 차지한 탬파베이 레이스와 첫 관문인 와일드카드 시리즈(3선 2승제)를 치렀는데, 2경기를 내리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토론토는 시리즈 1차전에서 맷 슈메이커와 레이를 연달아 투입하는 ‘1+1’ 전략을 썼다. 단 3점만을 내주며 버텼지만 타선의 침묵이 아쉬웠다. 타선은 5안타 1득점 빈공에 허덕였다.

2차전에 출격한 류현진은 만루포 등 홈런 2방을 내주며 2회도 채우지 못했다. 기록은 1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실점(3자책)으로 처참했다. 류현진의 공도 안 좋았지만 타선 역시 끝까지 터지지 않았다. 수비 핵심 ‘유격수’ 보 비셋은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2개의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다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투타 전력 수준이 향상됐다. 특히 마운드는 여느 팀에 견줘 밀리지 않는다.

후반기 ‘특급 에이스’ 레이(12승 5패)를 비롯해 류현진(13승 9패), 스티븐 마츠(13승 7패), 호세 베리오스(12승 8패) 등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선발 투수가 4명이나 된다. 신예 알렉 마노아의 구위도 나쁘지 않다.

슈메이커를 비롯해 테너 로아크, 체이스 앤더슨, 타이후안 워커 등이 버티던 지난해와는 견고함이 다르다.

타선 역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홈런왕 레이스를 이끄는 강타자가 됐다. 타율과 득점, OPS(출루율+장타율) 등 주요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도 펼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마커스 세미엔은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세미엔에 앞서 토론토와 6년 1억50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조지 스프링어도 부상에서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기전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다.

비셋도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성장했다. 여기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랜달 그리척도 20개 이상의 홈런으로 공격을 돕고 있다.

토론토가 가을 무대 초대장을 거머쥐면 류현진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뛰게 된다.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8년과 2019년에도 포스트시즌 무대에 등판한 바 있다.

다만, 최근 2경기 연속 3이닝도 못 채우고 무너진 탓에 류현진을 바라보는 현지 언론의 시선은 냉랭해졌다. 에이스에서 이젠 팀의 걱정거리가 됐다고 꼬집는다. 포스트시즌에 선발 카드로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눈빛이 가득하다. 급기야 20일 목 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팀과 본인에게 있어 최대 위기다. 최근 MLB닷컴은“토론토는 류현진을 가을 무대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당장 내일부터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 팀에는 류현진보다 좋은 투수가 최소 3명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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