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캐나다가 콜롬비아를 63-52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1승 4패·승점 6)은 캐나다(2승 3패·승점 7)에 4위 자리를 내주면서 조 4위까지 받을 수 있는 8강 토너먼트행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한국은 다음 달 2일 B조 5위 팀과 9, 10위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김영무 코치(43·서울시청)는 8강 진출 분수령이었던 전날 캐나다전에 패한 뒤“스페인 터키 캐나다 같은 강팀과 경기 마지막까지 시소게임을 벌이는, 관중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게 이번 대회 소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국제 교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일본에서 패럴림픽이 열리는데 한국 심판이 한 명도 초청받지 못한 게 우리 휠체어 농구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은 “주장이자 경기 진행을 맡는 (가드)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로서 좋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한 데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비록 목표로 한 4강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경험 삼아 다음 대회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 한사현 전 대표팀 감독을 가슴에 품고 코트를 뛰었다. 국내 휠체어농구 대부인 한 전 감독은 2019년 12월 국제휠체어농구연맹(IWBF) 아시아·오세아니아 챔피언십에서 팀을 준우승을 이끌면서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도쿄 패럴림픽이 1년 늦춰지면서 한 전 감독은 끝내 선수들이 패럴림픽 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한국 대표 선수들은 그동안 도쿄패럴림픽 메달을 따 한 전 감독의 영전에 바치겠다는 각오로 땀을 흘렸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