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끌어안은 뜀틀황제 “처음으로 가족여행도 가요”

인천=강동웅 기자 입력 2021-08-04 03:00수정 2021-08-04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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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한국 체조 두번째 金’ 신재환의 효심
2020 도쿄 올림픽 체조 남자 뜀틀에서 한국에 9년 만의 금메달을 안긴 신재환(왼쪽)이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중 나온 아버지 신창섭 씨와 환하게 웃고 있다. 아버지를 보자마자 껴안은 신재환은 “아버지 모습이 보이자 울컥했다”고 말했다. 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새로운 ‘뜀틀 황제’가 된 신재환(23·제천시청)은 3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중 나온 아버지 신창섭 씨(48)를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아버지를 향한 감사와 미안한 감정이 담긴 포옹이었다.

전날 그는 도쿄 올림픽 체조 남자 뜀틀에서 금메달을 딴 뒤 가족 단톡방에 ‘아버지, 그동안 코로나19로 힘드셨죠. 이제 제가 도와드릴게요. 힘내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아버지 신 씨가 운영하는 충북 청주의 헬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매출이 60% 넘게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재환은 “아버지에게 항상 모자라고 철없는 아들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효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턱대고 체조를 그만두겠다고 떼를 쓴 적이 많았다. 고비 때마다 아버지가 저를 다잡아주지 않으셨다면, 올림픽 국가대표가 되는 꿈같은 일은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재환은 운동에 집중하느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아버지는 “(신)재환이가 ‘돌아가면 아버지 시간 좀 내달라’고 했다.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가볼 생각에 설렌다”면서도 “소속팀 훈련 일정과 겹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이광연 제천시청 체조 감독이 “보내 드릴 테니 걱정 마시라”고 웃으며 답했다.

신재환은 대한체조협회 회장사인 포스코그룹이 지급하는 2억 원의 포상금을 비롯해 정부 포상금 6300만 원과 매달 100만 원의 경기력 향상 연금을 받는다. 신재환은 포상금을 아버지 빚 갚는 데 쓴 뒤 남는 돈은 저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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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내게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반대로 좋아하는 태권도를 배우지 못했던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재환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 주었으니 내 꿈을 대신 이뤄 준 것 같아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여서정
한국 여자 체조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딴 여서정(19·수원시청)도 이날 금의환향했다. TV해설 때문에 공항에 나오지 못한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50)를 대신해 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 김채은 씨(48)가 딸과 반갑게 재회했다.

김 씨는 이날 지난 10년간 고이 간직해 온 ‘서정이의 메모’를 공개했다. 여서정이 초등 2학년 때 쓴 메모로 ‘아빠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못 땄다. 내가 체조를 열심히 해서 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은 아니어도 메달을 따서 아빠 목에 걸어드릴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거짓말처럼 이 약속을 이룬 여서정은 “열심히 노력한 데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육상 높이뛰기에서 24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한국 선수 올림픽 최고 성적인 4위를 차지한 우상혁도 귀국해 가족 친지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인천=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도쿄올림픽#신재환#효심#여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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