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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통쾌한 세리머니로 ‘레슬링 코리아’ 부활 선언”

입력 2021-07-03 03:00업데이트 2021-07-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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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그레코로만형 67kg급 류한수
역대 금 11개, 효자종목이지만 리우 동 1개, 도쿄엔 2명만 출전
“그라운드기술 완벽하게 담금질… 이번엔 꼭 그랜드슬램 이룰 것”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류한수는 태극기를 매트에 깔고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하겠다며 금메달 각오를 불태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류한수. 뉴스1
‘파부침주(破釜沈舟·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급 류한수(33)의 휴대전화 메신저 프로필에는 이 같은 문구가 쓰여 있다. 초나라 항우가 진나라와 전투를 벌이러 갈 당시에서 유래했다는 이 고사성어는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위기에 처한 한국 레슬링에 필요한 고사성어이기도 하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11개를 목에 걸며 올림픽 대표 효자종목으로 꼽혔던 한국 레슬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에 만족해야 했다. 더욱이 이번 도쿄 올림픽에는 역대 최소인 2명만이 본선 무대를 밟는다.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세계선수권 2회, 아시아경기 2회 우승에 빛나는 ‘대들보’ 류한수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던 류한수는 도쿄에서 금메달로 박장순, 심권호, 김현우에 이어 네 번째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아경기, 올림픽 모두 우승)에 도전한다. 류한수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5년 전 올림픽 때는 마음만 앞서 이것저것 다 잘하려 했다. 그 사이 나이는 다섯 살 늘었지만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만의 레슬링이 잘 정립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림픽 티켓을 쥐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류한수는 4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 쿼터 대회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내고도 마지막 출전권 기회가 열려 있는 세계 쿼터대회에 출전하는 팀 동료들을 위해 연습 파트너로 불가리아에 동행했다. 이때 대표팀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간판’ 김현우도 경기 하루 전 양성 반응을 보이며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류한수는 “‘한국 레슬링이 위기’라는 말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지금은 앞만 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쪽 팔꿈치 수술에 고질적인 목 디스크 등에도 시달리지만 올림픽 메달을 생각하며 견뎌내고 있다. 스탠딩 기술 최강자인 류한수는 그라운드 기술을 보완하면서 막판 담금질 중이다. 박치호 레슬링 국가대표팀 감독은 “그라운드 공격에서도 체력 소모가 큰 들기 대신 가슴 잡고 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한수도 “4월 (쿼터 대회 다음 대회인)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감량을 하지 않고 72kg급으로 나가서 우승을 했다. 누구든 다 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출정을 앞둔 류한수는 한 가지 금빛 세리머니를 약속하기도 했다. 과거 김현우가 선보였던 태극기를 매트에 깔고 절을 하는 세리머니를 하겠다는 것.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김현우가 금메달을 딸 당시 연습 파트너였던 류한수는 김현우가 체급을 75kg급으로 올리면서 태극마크를 달기 시작했다. 이후 김현우와 쌍두마차로 불렸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꼭 다시 인터뷰하겠다”는 말에서 한국 레슬링의 운명을 짊어진 류한수의 책임감이 느껴졌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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