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눈뜬 김종규 “이젠 디테일 농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KBL 연봉왕의 새 시즌 준비
“상대 움직임도 폭 넓게 보고 외곽 방어까지 가담하면서
리바운드-블록도 더 신경”

“새 시즌에는 ‘디테일’ 김종규, ‘다이내믹’ 김종규입니다.”

프로농구 ‘연봉 킹’ DB 김종규(29·207cm·사진)가 10월 개막하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업그레이드를 선언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LG에서 DB로 이적한 김종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단축된 정규리그 43경기에서 평균 13.3득점, 6.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공동 1위로 이끌었다.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남기며 최고 연봉(7억1000만 원)을 유지했지만 김종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공수에 걸쳐 팀의 진정한 중심이 되기 위해 농구 스타일을 바꾸기로 했다.

4일 연고지인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만난 김종규는 “지난 시즌을 통해 DB의 색깔을 알았기 때문에 이상범 감독님이 바라는 팀 컬러를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경희대에서부터 손발을 맞추고 있는 가드 (두)경민이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면서 또 다른 농구에 눈을 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격에서는 빠른 돌파와 슈팅이 강점인 두경민과 함께하는 플레이를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고 있다. 두경민이 공을 가지고 있을 때 김종규는 두경민 전담 수비자의 진로를 막아 서는 ‘스크린 플레이’를 주로 해 왔는데 다음 시즌에는 김종규 자신이 가드처럼 드리블을 하면서 두경민을 ‘스크리너’로 활용하는 패턴을 시도해 볼 생각이다. 두경민의 스크린 도움을 받아 중거리 슈팅도 적극 시도할 계획이다. 본인이 ‘스크리너’가 될 때도 속이는 ‘페이크(Fake)’ 스텝 동작으로 먼저 자신의 수비를 떨어뜨려 놓으면서 스크린을 하는 ‘디테일’을 장착했다.

수비에서도 책임감을 더 갖고 준비하고 있다. 김종규는 “득점은 경민이나 허웅 등 나를 살려줄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이 많지만 수비는 확실히 내가 이끌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 시즌까지는 막연하게 도움 수비 등에 들어갔다면 지금은 상대 선수들과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을 넓게 보고 ‘디테일’하게 수비 타이밍을 잡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다음 시즌에는 수비 가동 범위도 넓어진다. “외곽 수비까지 커버할 것”이라고 말한 김종규는 4일 연세대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상대 공격의 흐름을 읽고 하프라인까지 올라와서 패스를 가로채기도 했다.

수비 전 부문에 걸쳐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김종규는 “지난 시즌 리바운드 수에서 아쉬움이 있다. 리바운드뿐만 아니라 블록도 신경 쓰고, 또 팀에 새로 합류한 나카무라 다이치(일본) 등을 돕는 다이내믹한 수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세는나이로 서른 살. 그는 팬들이 알고 있는 ‘김종규 농구’를 뛰어넘는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농구의 레전드인 김주성 DB 코치는 “몸으로 농구하는 김종규는 지나갔다. 나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원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db 김종규#시즌 준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