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에 23언더… ‘거물 루키’ 유해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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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 마스터스 나흘내내 선두, 막판 추격 이정은 3타 차 따돌려
신인으론 역대 4번째 타이틀방어… 72홀 최소타 타이 대기록까지
“제주 더운 날씨 적응 힘들었다” 박인비 15위-고진영 20위 그쳐

유해란(사진 가운데)이 2일 제주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한 뒤 동료들로
부터 ‘축하 물 세례’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유해란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72홀 최소 스트로크 우승’ ‘와 이어 투 와이어 우승’ ‘루키 시즌 타이틀 방어 성공’ 등 3개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KLPGA 제공
유해란(사진 가운데)이 2일 제주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한 뒤 동료들로 부터 ‘축하 물 세례’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유해란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72홀 최소 스트로크 우승’ ‘와 이어 투 와이어 우승’ ‘루키 시즌 타이틀 방어 성공’ 등 3개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KLPGA 제공
153야드(약 140m) 거리의 12번홀(파3). 3라운드까지 버디만 20개를 낚는 맹타를 휘두르던 ‘디펜딩 챔피언’ 유해란(19)의 얼굴에 긴장감과 초조함이 스쳤다. 11번홀까지 버디 1개에 그친 자신과 달리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를 치르던 ‘핫식스’ 이정은(24)과 ‘사막여우’ 임희정(20)은 각각 버디 4개씩 잡아내며 자신을 바짝 추격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12번홀에서도 이정은과 임희정 모두 티샷으로 ‘원 온’을 한 상황.

하지만 마지막 순서로 티잉 구역에 올라온 유해란은 침착한 샷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홀 바로 앞에 공을 떨어뜨리는 환상적인 티샷을 보여준 유해란은 챔피언조에서 유일하게 ‘버디’를 낚았다. 유해란은 이 홀을 시작으로 버디 4개를 추가하며 우승컵을 향해 훨훨 날았다. 유해란은 “캐디 오빠가 옆에서 계속 ‘버디는 언젠가 나온다’고 조언해줘서 차분하게 경기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해란이 2일 제주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하며 통산 2승을 달성했다. 단독 2위 이정은을 3타 차로 제친 유해란은 우승 상금 1억6000만 원을 받았다. 대회 내내 선두를 유지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한 유해란은 김하늘(32)이 2013년 세운 KLPGA투어 72홀 최소 스트로크 우승 기록(23언더파 265타)과 타이를 이뤘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는 유해란의 모습. KLPGA 제공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는 유해란의 모습. KLPGA 제공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서 버디만 25개를 몰아치는 맹타를 보여주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최근 10년 동안 KLPGA투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유해란을 포함해 7명에 불과하다. 특히 유해란처럼 루키 시즌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것은 김미현(43), 박세리(43), 송보배(34)에 이어 4번째다. 유해란은 “루키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것이 드문 일인데 매우 영광”이라며 “잘 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편하게 즐기면서 플레이하자는 마음이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지난해 이 대회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1라운드에서 유해란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한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20위에 그쳤다. 고진영은 “제주도의 더위가 힘들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상황이 부담스러워 LPGA투어 복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월여 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한 박인비(32)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치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15위에 자리했다. 역시 제주도 더위가 힘들었다는 박인비는 “샷 감각은 괜찮은데 우려했던 퍼트와 어프로치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는 등 오랜 부진 끝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블랙홀’ 유현주(26)는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공동 25위)로 대회를 마쳤다. 유현주는 올해 8개 대회에 출전해 6번 컷 탈락했고, 5월 열린 KLPGA 챔피언십 51위가 올 시즌 최고 성적이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유해란#거물 루키#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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