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 뒤졌지만 괜찮아… 이지훈, 3년 기다린 2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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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부산경남오픈 극적 우승
4R 5연속 버디 등 선두 올랐으나 최종홀 이글 김주형에 동타 허용
같은 홀 재대결서 3m 버디 환호
1.5m 퍼트 놓쳐 땅 친 18세 김주형… 작년 아시안투어 1승 거뒀던 신성
최연소-데뷔전 승리 눈앞서 놓쳐

이지훈(오른쪽)이 5일 경남 창원의 아라미르 골프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치는 맹활약을 펼치며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한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 물 세례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이지훈은 “지난해 12월 결혼한 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2017년 10월 7차 카이도시리즈 카이도 제주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던 이지훈은 약 3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KPGA 제공
이지훈(오른쪽)이 5일 경남 창원의 아라미르 골프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치는 맹활약을 펼치며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한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 물 세례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이지훈은 “지난해 12월 결혼한 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2017년 10월 7차 카이도시리즈 카이도 제주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던 이지훈은 약 3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KPGA 제공
“우승했다!”

‘아시아의 신성’ 김주형(18)의 퍼트는 홀컵을 살짝 외면했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던 ‘부산의 아들’ 이지훈(34)이 두 손을 하늘 위로 뻗으며 외쳤다. 약 3년 만에 찾아온 생애 2번째 우승에 대한 기쁨의 포효였다.

이지훈이 5일 경남 창원의 아라미르 골프앤드리조트(파72)에서 열린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치는 맹활약을 펼치며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이지훈은 김주형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에서 우승컵과 우승상금 1억 원을 손에 쥐게 됐다. 이지훈은 “올해부터 다시 아버지가 캐디 역할을 해주시며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는데 아버지와 다시 함께한 첫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며 “지난해 12월에 결혼한 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을 하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는 역전과 역전이 이어진 접전이었다. 3라운드까지 김주형에게 5타 뒤져 있던 이지훈은 최종 라운드 시작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1번홀에서 시작한 이지훈은 2번홀(파5)부터 4개 홀 연속 버디를 따냈고, 10번홀(파4)부터는 5개 홀 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김주형. KPGA 제공
김주형. KPGA 제공
18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를 잡아내며 맹추격을 해온 김주형과의 연장전에서도 이지훈의 차분함은 돋보였다. 김주형보다 먼저 퍼트를 한 이지훈은 3m 정도 거리의 꽤 긴 퍼트를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심리적으로 김주형을 압박했다. 경기 뒤 이지훈은 “김주형 선수가 1.5m 정도의 버디 퍼트를 충분히 넣을 것이라 생각해 연장 2차전을 준비하려 했다”며 “김 프로의 실수로 운 좋게 우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17년 10월 카이도 제주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한 뒤 약 3년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했다. 2005년 12월에 KPGA에 입단한 이지훈은 2013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하고 2015년 투어 그린적중률 1위(75.32%)에 오를 만큼 탄탄한 기량을 쌓았지만 우승과는 별로 인연이 없었다. 이지훈은 “2017년 우승하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 무리하게 훈련을 하다 목과 손목 부상을 당했다. 2019년에도 경기 중에 왼쪽 손목을 다쳤는데 부상이 있으니 경기도 소극적으로 하게 돼 부진이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김주형은 연장전 마지막 퍼트 실수로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지만 18번홀 이글 퍼트로 연장전을 이어가는 등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주형이 우승을 했다면 코리안투어 최연소 우승(만 18세 14일)과 2007년 토마토저축은행오픈을 제패한 김경태(34) 이후 역대 두 번째 데뷔전 우승 기록을 거머쥘 수 있었다. 지난해 17세의 나이로 아시아프로골프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김주형은 9일부터 열리는 코리안투어 2번째 대회 군산CC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kpga#이지훈#김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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