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전문’ 김지영, 3년恨 날린 연장 이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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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우승
1타차 1위로 앞서가던 김지영… 박민지에 마지막홀서 동타 허용
2차연장서 6m이글로 시즌 첫 승
준우승만 9차례 질긴 징크스 깨고 37개월만에 감격의 통산 2승

김지영(왼쪽)이 28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확정하자 동료들이 꽃잎을 뿌리며 축하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준우승을 네 차례 하는 등 우승 문턱에서 여러 차례 좌절했던 김지영은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3년 1개월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맛본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KLPGA 제공
김지영(왼쪽)이 28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확정하자 동료들이 꽃잎을 뿌리며 축하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준우승을 네 차례 하는 등 우승 문턱에서 여러 차례 좌절했던 김지영은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3년 1개월만에 통산 2번째 우승을 맛본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KLPGA 제공
6m 거리 이글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지영(24·SK네트웍스)이 오른손 주먹을 움켜쥐었다. ‘준우승 전문’이라는 꼬리표를 날려버린 속 시원한 한 방이었다.

김지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8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박민지(22·NH투자증권)와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3년 1개월 만의 우승을 이루며 총상금 7억 원 중 우승상금 1억4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2016년부터 투어에서 뛴 김지영은 그동안 준우승에 익숙했다. 지난해에만 준우승을 4차례 하는 등 총 9차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017년 이 대회에서도 2등을 했다. 반복된 준우승의 아쉬움에 김지영은 멘털 트레이닝에 시즌 전 스윙까지 바꿔가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이달 중순 제주도에서 열린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 선두로 나서고도 악천후에 따라 대회가 1라운드 기준으로 마무리되면서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불운의 그림자가 길어지는 듯했다.

2타 차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김지영은 이날 2∼5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가록하며 선두로 치고 나섰다. 우승으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5·445m)에서 박민지가 버디를 하며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1차 연장은 둘 다 버디로 균형을 이뤘다.

2차 연장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박민지가 세컨드 샷 실수로 카트 도로 밖으로 공을 보내며 흔들린 사이 김지영은 특유의 장타에 힘입어 185m를 남기고 안정적으로 투온에 성공해 이글을 낚았다. 연장에서 이글로 승부가 갈린 건 2018년 3월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우승 장하나) 이후 2년여 만이다.

지난해 우승 없이도 상금 랭킹 9위에 올랐던 김지영은 “첫 우승 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이글로 우승하니 그 나름으로 멋있는 듯해 기쁘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연장전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상실됐고 심리적으로 불안해 미스 샷이 나왔다. 매 대회 불안감을 느끼며 출전했지만 이제 우승도 한 만큼 앞으로 즐기다 보면 다음 우승 기회도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이소미(21)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 연장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보기를 하면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효주(25)는 이날 9번홀까지 마친 뒤 목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김지영#준우승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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