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돌 파문’ FC서울과 K리그, 코로나 마네킹에 발목 잡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5월 19일 05시 30분


K리그1 FC서울에 망신살이 뻗쳤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등장시킨 
응원용 마네킹이 성인용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이날 한 마네킹이 든 응원 피켓에 적힌 이름은 실제 ‘리얼돌’로
 제작된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K리그1 FC서울에 망신살이 뻗쳤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등장시킨 응원용 마네킹이 성인용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을 빚었다. 이날 한 마네킹이 든 응원 피켓에 적힌 이름은 실제 ‘리얼돌’로 제작된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새 시즌의 문을 연 K리그와 FC서울이 수난을 겪고 있다. 서울-광주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 경기가 열린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등장한 마네킹 응원단이 발단이다.

서울은 시즌 첫 승을 신고하고도 웃지 못했다. 텅 빈 스탠드를 채우기 위해 응원용 플래카드를 든 마네킹 20여 개를 홈 서포터스석에 설치했는데, 성인용품(리얼 돌)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구단 마케팅 담당자들과 마네킹 제조업체 대표 A씨가 즉각 설치 경위를 설명한 데 이어 구단은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파장은 지속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외신들까지 외설적 표현이 담긴 보도를 쏟아내고 있어 한동안 후유증은 지속될 전망이다.

● 프리미엄 마네킹 맞아?

서울 구단과 A씨의 해명에 따르면 해당 업체(B)는 패션용 마네킹 제조사다. B사는 마네킹 설치 과정에서 BJ 관리업체(C)에 납품했다가 계약이 파기돼 돌려받은 마네킹까지 함께 가져왔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마네킹 일부가 C사 로고를 새긴 티셔츠를 걸쳤고, 이들이 관리한다던 특정 BJ들의 이름이 적힌 응원문구를 들고 있었다. 논란의 시발점이다.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A씨는 B사와 C사는 전혀 관계없다고 주장했지만, 두 업체 홈페이지(18일 폐쇄)와 소셜미디어(SNS) 계정, 공개 연락처와 주소지를 살펴보면 연계성이 있거나 사실상 같은 업체란 정황이 포착됐다.

C사의 정체에도 의문이 남는다. BJ 매니지먼트보다 성인용품판매업체에 가까웠다. 심지어 C사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구입하려면 B사와 이름이 흡사한 성인용품 판매 페이지(D)로 연결됐다.

●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연결고리?

서울 구단 측은 A씨가 먼저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 연락해왔고, 수차례 미팅을 했다고 밝혔다. 연맹도 인정했다. 평소 다양한 업체들의 문의를 받고 각 구단 담당자들의 연락처를 공유해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연맹 홍보 관계자는 “A씨가 B사를 피규어제작업체로 소개했고, 서울에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피규어와 마네킹은 사람을 본 따 제작한다는 점이 같지만 사용 목적에 따라 다른 부분도 많다. 결국 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다.

● 서울은 징계 대상?

서울은 K리그 차원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연맹 마케팅 규정(19조 광고운영 제재) 1항(금지광고물)의 ▲인종차별적 또는 성차별적 내용으로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것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 등의 위반이 명확해지면 벌금 징계가 내려진다. 단, 법리적 해석은 필요하다.

“이유를 막론하고 팬들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재발방지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서울은 해당 업체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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