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감독 인터뷰는 OK·주루코치 마이크 착용은 “글쎄” 엇갈린 현장 반응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13일 06시 30분


KBO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제기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각 구단들은 자체 연습경기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경기 중 감독 인터뷰다. LG 류중일 감독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청백전에서 마이크가 장착된 헤드셋을 착용한 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LG트윈스
KBO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제기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각 구단들은 자체 연습경기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경기 중 감독 인터뷰다. LG 류중일 감독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청백전에서 마이크가 장착된 헤드셋을 착용한 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LG트윈스
KBO리그 구성원 전체가 ‘초비상’이다. 지난해 4년 연속 800만 관중 동원에 나섰지만 실패(728만6008명)했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 시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팬들의 관심을 돌릴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분위기. 하지만 다양한 논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KBO는 7일 실행위원회에서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아직 확정단계는 아니지만 이날 나온 의견을 21일부터 진행되는 팀간 연습경기에서 테스트한 뒤 정규시즌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가장 큰 변화는 경기 도중 감독이 인터뷰에 나서는 것이다. 3연전 기준으로 첫날에는 홈 팀, 둘째 날에는 원정 팀 감독이 마이크를 들거나 헤드셋을 착용해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기 중후반 승부처를 피하기 위해 비교적 이른 3회말 종료 후 인터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프로농구(KBL)에서 2쿼터 종료 후 감독과 현장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KBO리그이지만 2020시즌을 앞둔 감독들은 선뜻 동의의 의사를 드러냈다.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10일 자체 청백전에서 경기 중 인터뷰를 자청해 ‘1호 시험대’에 올랐다. 류 감독은 “몇 마디 안 했는데 금세 끝나는 느낌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강철 KT 감독은 “팬들이 좋아한다면 당연히 찬성이다. 아무리 경기 중이라도 이닝 종료 후 교대 시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며 적극적으로 동의 의사를 드러냈다.

‘주루코치에게 마이크를 채운다’는 안건도 있다. 실행위 논의대로면 주루코치에게 마이크를 채운 뒤 생방송이 아닌 리플레이나 하이라이트에서 특정 상황에 대한 음성을 송출할 예정이다. 작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상황이 나온다면 주루코치의 음성이 적극적으로 쓰일 수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현장에서도 신중한 반응이다. A팀 주루코치는 “기본적으로 벤치에서 나오는 사인은 몸으로 주자와 타자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즉각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말로 주자에게 전달할 때도 있다”며 “사인이나 작전은 팀 내부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유출 가능성이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B팀 감독은 “경기 중 인터뷰와 달리 주루코치 마이크 착용은 어떤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던졌으며, C팀 주루코치 역시 “찰나의 판단이 중요한데 행여 방송 노출을 우려해 타이밍을 놓칠까 염려된다. 만약 도입이 된다면 적잖은 연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연히 21일부터 진행되는 팀간 연습경기는 다양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장 코칭스태프는 시즌 구상은 물론 변화에도 적응해야 한다. KBO 관계자는 “경기 중 감독 인터뷰나 주루코치 마이크 착용 등은 확정 사안이 아니다. 팀간 연습경기에서 현장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반응에 따라 정규시즌 도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