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는 전 세계가 함께 지나고 있는 어두운 터널 끝 빛이 될 것"
"올림픽에도 전례없는 위기라 할 수 있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이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축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랐다.
바흐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연기가 결정된 직후인 24일(현지시간) 전 세계 뉴스통신사와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흐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현 상황을 받아들이자는데 동의했다”며 “선수와 올림픽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 또 국제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2020년 이후로 연기해야한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베 총리와 나는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전례없는 위기를 극복한 뒤 열리는 인류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도쿄올림픽 성화는 전 세계가 함께 지나고 있는 어두운 터널 끝의 빛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성화를 그대로 일본에 두기로 한 가운데 바흐 위원장은 “성화가 우리 약속의 증표이자 희망의 상징이라고 판단해 일본에 두기로 했다. 올림픽 명칭을 ‘2020 도쿄올림픽’으로 유지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했다.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던 바흐 위원장은 지난 19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한 발 물러섰고, 결국 일본 측과 협의 끝에 연기를 결정했다.
바흐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된 것을 연기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바흐 위원장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단계에 가장 큰 의문점은 일본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전 세계 선수들을 맞이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당시에는 일본의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4개월 반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세계의 다른 지역에 커다란 파도가 밀려왔다. 특히 최근 며칠 동안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며 “아프리카 대륙에도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됐다. 세계 다른 지역의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도 봤다”고 전격 연기 결정을 내린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 의지에 많은 선수들과 각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반발이 거셌던 것에 대해 바흐 위원장은 “불확실한 상황이 명백히 선수들의 불안감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겪어본 적도 없고, 겪기를 바란 일도 아니다”며 “선수들에게도 여러 부분에서 극도로 힘든 상황일 것이다. 많은 선수들의 이해를 구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와 구체적 일정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흐 위원장은 “새로운 개최 시기는 IOC 조정위원회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개최 시기는 수많은 논의 거리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IOC 조정위원회가 각 국제경기연맹(IF)과 의견도 조율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바흐 위원장에게 ‘올림픽이 취소된 1·2차 세계대전 이후 올림픽이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바흐 위원장은 “너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어 비교는 늘 위험하다. 올림픽의 연기와 전쟁으로 인한 올림픽 취소를 비교하는 것은 전쟁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을 고려하면 옳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러스가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번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올림픽에도 전례없는 위기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이 연기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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