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내내 바쁘다 일거리 사라진 치어리더 김연정 “14년 만에 이런 적 처음”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9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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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치어리더 김연정. (현대캐피탈 제공) © 뉴스1
현대캐피탈 치어리더 김연정. (현대캐피탈 제공) © 뉴스1
김연정 스카이 치어리더팀 팀장(30)은 프로스포츠계에서 1년 내내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경기가 취소되면서 한 순간에 일거리가 사라졌다.

그는 한화 이글스(야구), 울산 현대(축구), 부산 KT(남자농구), 부산 BNK(여자농구), 현대캐피탈(남자배구), 흥국생명(여자배구) 등 6개 팀의 응원을 맡고 있다.

김연정은 1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예년 같으면 지금이 농구와 배구 포스트시즌에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개막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면서 “얼른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많은 분들이 마스크를 끼지 않고 다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7년 데뷔해 벌써 치어리더 14년 차가 된 김연정 팀장은 일을 시작한 이후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예전에 메르스 사태도 겪었지만 이 일을 13,14년째 하면서 이렇게 갑자기 멈춰 버린 게 처음”이라며 “단순히 스포츠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체가 힘든 시기라 조심스럽다. 나부터 최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3월 초부터 하루아침에 일거리가 사라지면서 평소와 180도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는 “처음 일주일 정도는 부산 집에서 밖에 나가지 않고 푹 쉬었던 것 같다”면서 “너무 답답해 마스크를 쓰고 동생과 동네에서 달리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평소 같으면 경기가 있는 날은 오전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김연정의 소속 팀이 부산에 위치하고 있어 겨울스포츠인 배구, 농구의 경우 오전 10시에 출발해 부지런하게 하루를 준비했다.

팀원들끼리 모여서 의상을 챙기고 차를 타고 이동해 도착 한 뒤에는 회의와 리허설 등을 통해 경기를 준비하고, 오후 7시부터 2시간 안팎으로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응원을 이끌었다.

경기를 마치고 밤늦게 들어가다 보니 이튿날도 오후에는 새로운 안무 등을 준비하며 미숙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일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무실에 출근해 어떤 공연을 펼칠지 등을 논의하는 것이 전부다.

김 팀장은 “특히 우리 팀 멤버들이 대전과 대구, 마산 등에 다 흩어져 있어서 지금 상황에 함께 모여 연습하기도 쉽지 않다”며 “영상을 찍어 보내 맞춰보긴 하는데, 연습량이 너무 부족하다 보니 다시 리그를 재개하게 되면 걱정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치어리더 분들도 느낀 것이 있었을 것 같다.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이나 유튜브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부수적인 것들을 찾아서 하더라”고 전했다.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답답함도 토로했다.

김 팀장은 “프로 경기뿐만 아니라 벚꽃 축제나 지역 축제 등도 다 취소되다 보니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며 “행사 건 당 돈을 받는 어린 친구들도 있는데, 경제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우리 팀원들을 가족들보다 더 자주 봤었는데 지금 다 모이지 못해서 너무 보고싶다”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재회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연정 팀장은 하루빨리 관중이 가득 들어찬 경기장에서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응원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는 “배구나 농구의 경우 한창 플레이오프를 통해 열정 넘치는 경기를 할 때인데, 팬들도 그러지 못해서 마음 아파하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연정은 마지막으로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그리움을 나타냈다.

그는 “팬들이 너무 많이 보고 싶고, 얼른 상황이 좋아져서 경기장에서 뵐 수 있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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