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현대캐피탈 ‘느긋’, 2위 대한항공 ‘초조’… 프로배구 중단에 각 구단 희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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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재개않고 PS 돌입하면 현대캐피탈 시간 벌고 준PO 안해
대한항공, 막판 1위 뒤집기 물거품
女2위 GS칼텍스도 경기 재개 희망, 기업은행 어나이 “출국” 뜻 밝혀

경기장에서 스파이크 소리가 끊기면서 구단 관계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3일부터 리그를 무기한 중단했다. 남녀부 13개 구단은 외부와 격리된 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우려 때문에 경기도 안 하고 있는데 만에 하나 우리 선수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 큰일 아닌가”라며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숙소에만 선수들을 가둬 두고 있는 형편이다. 언제 리그가 재개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KOVO는 4월 중순까지 포스트시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으면 남은 정규리그 경기를 치르고, 그렇지 않으면 현재 순위대로 곧바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할 방침이다.

만약 이대로 포스트시즌을 하게 되면 남자부에서는 3위 현대캐피탈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5라운드 이후 열린 8경기에서 겨우 승점 10점을 더하는 데 그친 현대캐피탈은 팀 분위기를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승점 56으로 4위 OK저축은행(승점 50)에 승점 6점을 앞서 있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PO)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남자부에서는 3,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때만 준PO를 치른다. 내심 ‘봄 배구’를 노렸던 OK저축은행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선두 우리카드도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앉아서 확정할 수 있기에 재개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반면 2위 대한항공(승점 65)은 속개를 바란다. 선두 우리카드에 승점 4점이 뒤져 있지만 1경기를 덜 치른 데다 6라운드 맞대결도 남아 있어 얼마든지 1위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규리그 1위는 곧바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만 2위는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야 한다. 같은 이유로 여자부 2위 GS칼텍스(승점 54) 역시 리그 재개를 바라고 있다. 선두 현대건설(승점 55)에 승점 1점밖에 뒤지지 않아 남은 정규리그 세 경기에서 얼마든지 역전을 노릴 수 있었다.

신인왕 경쟁도 정규리그 재개 여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남자부는 정성규(삼성화재), 여자부는 박현주(흥국생명)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최근 홍상혁(KB손해보험), 권민지(GS칼텍스) 등이 맹활약하며 경쟁을 예고한 상황이었다. 이대로 정규리그가 막을 내리면 막판 뒤집기 기회는 사라진다.

한편 삼성화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귀국을 희망한 외국인 선수 산탄젤로(26·이탈리아)의 뜻을 존중해 출국을 허락했다고 4일 발표했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어도라 어나이(24·미국)도 4일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에서 뛰기 힘들다는 어나이는 본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며 잔여 연봉까지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제배구연맹(FIVB)에 제소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현대캐피탈#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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