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3경기했는데 7골12도움? 두 마리 토끼 잡고 있는 황희찬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31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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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이는 워낙 파괴력이 있는 선수다. 돌파 능력이 좋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과정이 좀 아쉬웠다. 과정에서는 힘을 좀 아꼈다가 마지막 순간에 터뜨려야하는데, 지금까지는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는 희찬이 스스로 터득한 것 같다. 그래서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여유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오스트리아 리그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이 아끼는 후배 황희찬에게 전한 칭찬이다. 손흥민의 평가처럼, 과거의 황희찬은 무섭기는 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한 황소 같았다.

황희찬은 손흥민만큼 공격적으로 공의 방향을 잡아두고 수비수를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들 줄 아는 선수다. 스피드도 체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의욕이 너무 앞서 정작 결정적인 순간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거나 부정확한 패스나 슈팅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손흥민이 ‘과정보다는 마지막’을 주문했던 이유다.

하지만 2019-2020시즌에는 사뭇 달라졌다. 어느덧 7골 12도움, 20개의 공격 포인트에 육박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출전한 경기가 13경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잘츠부르크 소속의 황희찬이 오스트리아 리그컵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대승을 도왔다. 잘츠부르크는 31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쥐트슈타트의 BSFZ 아레나에서 열린 2019-20시즌 오스트리아 축구협회(OFB) 컵 대회 16강 에베라이흐스도프르(3부리그)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 8강에 진출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황희찬은 후반 34분 투입돼 팀의 마지막 골 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8일 정규리그 라피드 빈과의 경기에서도 도움을 작성, 3-2 승리에 일조했던 황희찬은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면서 쾌조의 흐름을 이어갔다. 시즌 전체적으로 7골 12도움(정규리그 5골 7도움/UCL 2골 3도움/컵대회 2도움)을 쌓고 있는데,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한 축구 관계자는 “근래 기록만 따지면 황희찬이 손흥민보다 나은 거 아니겠는가. 혹자는 오스트리아 리그라서 가능하다고 폄하하던데, 꼭 그렇게 볼 것은 아니다”고 말한 뒤 “물론 EPL 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황희찬 역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포인트를 작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인트 자체”라고 말했다.

그 관계자는 “이제 겨우 13경기를 치렀는데 20개 가까운 포인트라면 대단한 것이다. 이 정도라면 중국리그에서 뛰든 K리그에서 뛰든 대단한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K리그를 예로 든다. 35라운드를 마친 현재 공격포인트 20개 이상 작성자는 주니오(23개) 세징야(22개) 문선민, 김보경, 완델손(이상 20개) 등 5명뿐이다. 이들의 출전 경기는 모두 30경기 이상이다. 13경기 만에 19개를 뽑아낸 황희찬의 기록이 확실히 빛난다.

황희찬은 지난 10월초 대표팀 소집 당시 “지금까지는, 내가 아직 어리니 골을 넣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는 경기력에 중점을 두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쌓이면서 공격수는 골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 뒤 “결국은 2가지를 다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표현처럼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여러모로 여유로워졌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자신이 말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손에 쥐고 있는 좋은 공격수가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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