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야구 표방…삼성 ‘지도자 경험無’ 사령탑 배경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30일 18시 58분


코멘트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명가의 자존심’을 잃어버린 삼성 라이온즈가 파격 인사로 돌파구를 찾는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신임 사령탑 선임이 바로 그것이다.

삼성은 30일 허삼영(47) 전력분석팀장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3년간 총액 9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대구상고를 졸업한 허삼영 감독은 1991년 삼성에 고졸신인으로 입단해 5년간 현역으로 뛰었다. 1군 통산 성적은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이 전부다. 입단 당시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일찍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성실함을 인정받아 19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구단에 입사, 1998년부터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감독 선임 전까지는 전력분석팀장, 운영팀장을 겸임하는 등 오랜 프런트 경험을 쌓았다.

프로, 아마추어를 통틀어 감독은 물론 코치 경험도 없다는 점이 허삼영 신임 감독의 특징이다. 운영팀장에서 감독으로 선임돼 3년째 키움 히어로즈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장정석 감독의 사례와 마찬가지다.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구단은 허삼영 감독의 지도자 경험 부재를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전력분석을 담당하며 항상 현장과 가까이 있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의 성공사례도 있기 때문에 삼성 구단의 설명에는 설득력이 있다.

또한 삼성 구단은 “허삼영 신임 감독은 또한 라이온즈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및 성향을 잘 파악하고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격 인사로 향후 삼성이 추구할 야구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허삼영 감독은 ‘데이터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이 KBO리그 10개 구단 최초로 레이더 방식의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을 도입한 데에 허삼영 감독이 중추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설치돼 있는 트랙맨 시스템.(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설치돼 있는 트랙맨 시스템.(삼성 라이온즈 제공)
허삼영 감독의 선임은 삼성의 본격적인 ‘데이터 야구’ 표방을 뜻한다. 현장 지도자들의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야구가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선수 기용과 시즌 운용을 통해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은 올 시즌 60승1무83패로 8위에 그쳤다. 2016년과 2017년 9위, 2018년 6위에 이어 4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이에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시도에 나선 모양새다.

한편 김한수 감독은 3년 계약이 만료돼 팀을 떠나게 됐다. 삼성은 조만간 허삼영 감독의 취임식을 연 뒤 새로운 코칭스태프 조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