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나가던 이들은 모두 주춤…오리무중에 빠진 K리그 득점왕 레이스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3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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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K리그1 득점왕 레이스는 외국인 스트라이커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결과적으로 경남FC와 함께 1부로 올라온 말컹(현 중국 허베이 화샤)이 2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등극, ‘괴물 천하’를 만들었으나 ‘소양강 폭격기’ 제리치(현 경남·24골)와 몰아치기에 능했던 울산의 주니오(22골), ‘파검의 스트라이커’ 인천 무고사(19골) 등이 시즌 내내 빼어난 결정력을 과시하면서 흥미로운 킬러 전쟁을 펼쳤다.

잘하는 선수들이 상대의 자극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지난해와 달리 2019년의 골잡이 레이스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펼쳐지고 있다. 먼저 치고 나갔던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페이스가 잠잠하다. 현 상황에서는 섣부른 예측이 조심스럽다.

시즌 초반 가장 앞서 나갔던 이는 전북현대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이었다. 하지만 김신욱은 스승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중국 상하이 선화로 떠나며 올 시즌 기록이 9골에서 추가할 수가 없다.

세르비아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FC서울의 페시치 역시 9골까지는 가파르게 달렸다. 하지만 이후 큰 부상에 빠지면서 개점휴업, 회복해서 돌아온 지금까지도 9골에 멈춰있다.

소위 ‘만능키’ 같은 능력으로 북 치고 장구 치던 대구의 세징야와 울산의 김보경도 페이스가 주춤하다. 골과 도움을 가리지 않고 공격포인트를 쌓았던 두 선수는 상대의 집중마크와 체력저하로 11골 이후에는 추가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잘 나가던 타가트도 발목이 잡혔다.

거의 대부분의 팀들이 30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득점랭킹 선두는 수원삼성의 복덩이 외국인 타가트다. 타가트는 총 16골을 터뜨리면서 득점 레이스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올 시즌 어려움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수원이 그래도 FA컵 준결승 진출과 정규리그 상위 스플릿 싸움(현 6위)을 펼치고 있는 원동력이 바로 타가트의 종횡무진이다.

올 시즌 수원이 정규리그에서 넣은 득점이 총 37골이다. 그중 타가트가 16골을 넣었으니 비중이 상당히 크다. 그런 타가트가 하필 시즌 막바지로 향하던 때 쓰러졌다.

타가트는 지난 21일 상주와의 맞대결에서 부상을 당했다. 짧게는 1~2주, 길게는 1달 간 결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원은 그야말로 날벼락이 떨어졌다. 개인 타이틀 수성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타가트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추격자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제공된 셈이다.

2위는 14골을 넣고 있는 울산의 주니오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 역시 꾸준한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기복이 적고 특히 문전에서 ‘골 냄새’를 맡는 능력이 뛰어난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다. 울산이 워낙 뛰어난 공격자원이 많아 장단점이 있다. 도움을 받는 일도 많고 득점루트가 분산돼 개인적인 손해도 있다. 최근에는 다소 주춤한 것도 흠.

상승세라는 측면에서는 포항 완델손도 주목을 요한다. 사실 완델손은 꽤 장수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다. 지난 2015년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밟은 뒤 2016년 팀과 함께 2부로 내려갔다가 그해 제주유나이티드의 러브콜로 다시 1부 무대로 컴백했다. 이어 2017년 포항, 2018년 전남에 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포항으로 돌아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재능은 많다는 것은 인정됐으나 잘 ‘터지지’ 않았는데, 올 시즌 30라운드까지 13골5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다. 포항은 현재 상하위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김기동 감독 입장에서도 완델손의 활약은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팀 간 경쟁이 살얼음판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워낙 수비들을 강화해 각 팀 공격수들도 애를 먹고 있다. 확 뛰쳐나오는 선수가 없다면, 지난 2015년 18골로 득점왕에 오른 김신욱 이후 4시즌 만에 20골 미만의 최다득점자가 나올 수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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