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위한 선물과 시구 초청…만화가 김재학 “모든 야구 선수 그리기가 목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15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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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K 와이번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저랑 꼭 닮았어요. 정말 재미있네요.”

SK 와이번스 최정(32)은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그림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활짝 웃었다. 이는 KBO 선수들의 캐리커처를 그리는 만화가 김재학씨(46)로부터 받은 특별한 선물이다.

그림 속에는 올스타전 무대에서 ‘홈런공장장’으로 깜짝 변신했던 최정의 모습이 담겨 있다. 본인의 별명을 고스란히 구현해내 팬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안긴 뜻깊은 장면이다. 앞서 김재학씨의 그림을 접했던 최정은 자신의 그림을 따로 하나 가지고 싶다는 부탁을 했다. 김재학씨도 흔쾌히 응했다. 그림을 추가로 그려 액자에 담은 뒤 1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KT 위즈전을 앞두고 만나 선물했다. 김재학씨는 이날 시구자로 초청돼 마운드 위에도 올랐다.

최정의 그림 요청은 김재학씨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8년간 만화 작가로 지내며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표작조차 없었다. 하지만 5월 초 KT 이진영(은퇴)을 시작으로 야구 선수들을 그려 관련 커뮤니티에 올리면서부터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캐리커처는 본모습을 미화해 그릴 수 없다. 보는 사람은 즐겁지만 당사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최정 선수가 그림을 달라고 하시니 기뻤다. 또 레전드 야구 선수가 아닌가. 그림을 선물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기뻐했다.

최정도 큼직한 아치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경기 전 만난 자리에서 김재학씨는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오늘 꼭 홈런을 하나 쳐 달라”고 이야기 했고, 최정은 “꼭 치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최정은 이날 1회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6경기 만에 가동한 시즌 27호 홈런으로 김재학씨와의 약속을 지켰다.

“해보고 싶은 일을 하자”며 시작한 것이 100명, 나아가 KBO의 모든 선수를 그리자는 꿈으로 이어졌다. 김재학씨는 “본업이 따로 있어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일주일에 하나씩은 그림이 완성된다”며 “100명을 다 그리려면 지금부터 1년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KBO리그의 모든 선수를 그리고 싶다”고 밝히며 “죽을 때까지 야구 선수들을 그릴 생각이다. 그러려면 오래 살아야 한다”며 웃었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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