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여름철에 강한 벨로드롬의 승부사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31일 05시 45분


정해민-천호성-김준일(왼쪽부터).
정해민-천호성-김준일(왼쪽부터).
정해민 “무더위에 강한 편” 9승 질주
천호성, 여름만 되면 1착 아니면 2착
이주하·박종승, 자력형 불구 상승세


경륜은 긴 시즌 동안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스포츠다. 그만큼 선수들은 몸 관리에 신경쓰며 경주에 대비한다. 시즌 내내 같은 페이스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체력과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강자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높은 습도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날씨는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관리에 있어 가장 큰 변수다.

그러나 무더위로 고전하는 대부분의 선수들과 달리 유독 여름만 되면 성적이 상승하는 선수들도 있다. 특선급 정해민(22기, S1)이 대표적이다. 상반기까지 2착 승부가 최선이었고 착외를 자주 기록할 정도로 기복을 보였지만, 날씨가 무더워지자 보란 듯이 1착 성공 횟수를 늘리며 벌써 9승(7월 30일 기준)을 올렸다. 정해민은 “평소 여름철에도 훈련량을 꾸준하게 유지해 더위에 강한 편”이라고 담담하게 최근 상승세를 설명했다.

우수급에서는 천호성(18기, A1)과 김준일(23기, A2)이 있다. 천호성은 잘 탈 때는 우승도 하지만 역시 기복이 심해 착순권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여름에 접어들면서 출전한 경주 대부분 1착 아니면 2착을 기록하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준일은 여름 성적 변화가 더 뚜렷하다. 한때 조기강급 위기를 맞을 정도로 심한 부진을 보였지만, 최근 6번의 경주에서는 모두 착순권에 들며 확실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선발급에서는 이주하(16기, B1), 박종승(12기, B1)이 요즘 두각을 보이고 있다. 평소 선행을 자주 구사해 우승 보다 2착 승부가 많았던 이주하는 뒷심이 살아나며 강자들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경기가 늘었다. 자연스레 우승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편성 운이 좋아야 간혹 입상권에 이름을 올렸던 박종승도 편성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경기를 풀며 입상률을 끌어올렸다. 현재는 종종 시드를 받는 위치로 격상됐다.

여름철 더위가 체력훈련을 많이 요구하는 자력형 선수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들은 자력형 선수임에도 이러한 흐름을 깨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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