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복덩이’ 두산 페르난데스 “전반기는 70점, 남은 30점은 후반기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30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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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잠실구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잠실구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52)은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 얘기만 나오면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외국인타자 지미 파레디스와 스캇 반 슬라이크의 처참한 실패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21경기 타율 0.138, 1홈런, 4타점을 기록한 파레디스는 일찌감치 짐을 쌌고, 대체자로 낙점한 반 슬라이크도 12경기 타율 0.128, 1홈런, 4타점을 기록한 뒤 중도 퇴출됐다. 설상가상으로 4번타자 김재환이 옆구리 부상으로 한국시리즈(KS)를 정상 소화하지 못한 터라 외국인타자의 부재가 그만큼 뼈아팠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다르다.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29일까지 올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339, 13홈런, 65타점, 출루율 0.406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국내 타자들이 2018시즌과 견줘 전체적인 타격 지표가 하락한 상황을 고려하면 페르난데스의 존재는 더욱 소중하다.

적응력도 뛰어나다.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를 뚫기 위해 장시간 영상 분석을 하는 등 노력을 쉬지 않는다. 집요한 몸쪽 패스트볼 공략을 이겨내고 시프트를 뚫어내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페르난데스는 “전반기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라고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나머지 30점은 후반기에 채우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 “정말 야구 많이 배웠다”

올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페르난데스의 입지는 다소 모호했던 게 사실이다. 국내 타자들의 기량이 워낙 뛰어난 덕분에 무혈입성은 꿈도 꾸지 못했다. 주전 1루수 자리를 놓고 오재일과 경쟁하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최주환의 부상으로 공석이 된 지명타자 자리를 꿰차자마자 불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지금은 두산 타선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가 됐다.

“사실 지난해 외국인타자들이 남긴 성적보다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전반기는 한국 야구를 정말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사실 언어 문제가 가장 힘들었는데 경기 내내 통역이(최우진 씨) 항상 붙어서 도와준 덕분에 많은 부분이 해결됐고 정말 좋았다.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다. 후반기에는 아프지 않게 몸 관리를 잘해서 더 중요한 경기에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내가 만족할 만큼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고 두 번째는 건강이다.”

● 페르난데스가 말하는 ‘팀 두산’

든든한 지원군도 함께한다. 지난 27일 페르난데스의 아내와 아들, 딸이 입국했다. 비자 발급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최우진 통역의 공이 컸단다. 김 감독도 그 소식을 듣고는 페르난데스에게 악수를 건네며 “정말 잘됐다”고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페르난데스는 “가족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실제로 가족이 입국한 2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3타수2안타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팀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다소 무뚝뚝해 보이는 그도 ‘팀 두산’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을 받자마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동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반년 만에 ‘두산맨’이 다 됐다. “(두산은) 당연히 리그 최고의 팀이다. 지난해에는 내가 뛰지 않아서 어땠는지 잘 모르지만, 솔직히 지금 선수들의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모든 게 다 잘될 것이다. 우승을 위해 달릴 일만 남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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