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전북의 FA컵 잔혹사…4시즌 연속 2부 클럽에 덜미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8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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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서 K2 안양에 0-1 패… 2016년부터 거푸 쓴잔

K리그1 최강 전북현대가 FA컵에서 또 쓴잔을 마셨다. 4시즌 연속 2부리그 클럽에게 덜미를 잡혔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K리그1 최강 전북현대가 FA컵에서 또 쓴잔을 마셨다. 4시즌 연속 2부리그 클럽에게 덜미를 잡혔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프로와 아마를 망라, 모든 축구팀들이 참가하는 축구협회(FA)컵의 묘미는 역시 일반적인 예상과 어긋난 결과가 나오면서 발생하는 ‘이변’이나 ‘반란’이다. 하부리그 클럽이 상부리그 클럽을 쓰러뜨리는, 다윗의 돌팔매에 골리앗이 쓰러지는 일을 볼 수 있는 게 FA컵의 즐거움이다. 스포츠가 전달하는 뻔하지 않은 매력, 드라마틱한 반전이 보는 맛을 높여준다.

아무래도 장기레이스인 정규리그는 수많은 경기 전적의 합산으로 순위가 가려지기에 약체가 궁극적인 주인공이 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FA컵은 매 경기가 떨어지면 탈락이 되는 ‘녹아웃 토너먼트’ 방식이라 의외의 결과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강자라고 방심할 수 없고, 약체라고 무조건 고개 숙일 필요가 없다.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그래도 K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전북현대가 4시즌이나 연속 2부리그 클럽에게 낮은 단계에서 덜미를 잡히고 있는 것은 설명하기 참 어려운 일이다.

‘2019 KEB하나은행 FA CUP 32강’이 진행된 지난 17일은 ‘대이변의 날’로 기록될 듯하다. 우선 2019시즌 무패로 K리그1 선두를 달리던 울산현대가 시즌 첫 패배를 내셔널리그 팀에게 당했다.

울산은 17일 오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32강전에서 내셔널리그 대전코레일에 0-2로 완패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7라운드까지 단 4골만 내줬던 울산 수비진은 이날 코레일에 두 골이나 내주며 대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안데스센 감독이 중도하차한 뒤 임중용 감독대행 체제로 재도약을 꿈꾸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K3리그의 청주FC에 무릎을 꿇었다.

인천은 전반 19분 청주의 이동현에게 기습적인 선제골을 얻어맞아 끌려갔다. 설상가상, 주장 남준재가 전반 중반 부상으로 아웃되는 악재도 발생했다. 인천은 김진야, 김강국 등 교체 선수를 통해 만회골을 노렸으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실을 맺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결과가 전북의 패배다.

K리그1 디펜딩 챔피언이자 정규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은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경기에서 후반 36분 팔라시오스에게 내준 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묘한 악연이 계속되고 있다.

전북은 자타공인, 현재 국내 축구클럽 중 가장 단단한 전력을 자랑한다. K리그는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경쟁력을 갖는 팀이라는 평가다. 그런데 유독 FA컵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지금껏 총 3번 FA컵 정상에 올랐는데, 최강희 감독이 부임한 첫해인 2005년이 그들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정규리그만 6번 우승했는데 FA컵은 번번이 미끄러졌다.

전북과 숱한 영광을 쌓았던 최강희 전임 감독도 FA컵 결과만 나오면 “정말 굿이라도 해야겠다”며 쓴웃음을 지었을 정도로 연을 맺지 못했다. 그런데 후임 모라이스 감독 체제에도 악연이 반복됐다. 모라이스 감독은 부임 첫 기자회견에서 ‘시즌 트레블(정규리그+ACL+FA컵 동시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는데, 자신들의 FA컵 첫 판에서 꿈이 깨졌다.

전북은 지난 2016년 8강에서 2부리그 부천FC에 승부차기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2017년에는 또 부천FC에 패해 32강에서 중도하차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아산 무궁화에 패해 16강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 올해는 안양을 넘지 못했으니, 이쯤이면 ‘FA컵 잔혹사’라는 표현도 이상할 것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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