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꽉 찬 원투펀치” 삼성 “속 빈 원투펀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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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새 외국인선수 초반 기상도
두산 페르난데스, 타자 잔혹사 끊고 롯데 톰슨 2경기 평균자책점 0.71
NC는 베탄코트 부상 등 먹구름

베일에 가려 있던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들이 실체를 속속 드러내고 있다.

대대적인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해 팀별로 3명 중 2명꼴로 새 얼굴이 포진한 가운데 지난달 23일 시즌 개막 후 초반부터 이들의 활약 여부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분위기가 밝은 팀은 한화다. 지난해 팀 외국인 최다승(13)을 경신한 투수 샘슨과도 재계약을 포기하며 원투펀치를 새로 구성한 한화는 두 선수가 4경기에서 3승을 챙겨 줬다. 1선발 서폴드는 두 번째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을 하는 등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2선발 채드 벨은 ‘출전=승리’를 보장하며 한용덕 감독을 활짝 웃게 했다. 숙원인 토종선발 찾기만 성공한다면 가을야구에 합류한 지난해 이상의 성적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도 ‘타격 전문가’ 페르난데스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주환 등이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이었던 외인 타자가 시즌 초 제몫을 해주며 벌써부터 SK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 8경기에서 타율 0.393, 11안타를 기록 중인 페르난데스는 이번 주 중 지난해 두산의 두 외국인 타자(파레디스, 반슬라이크)가 합작한 14안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도 올 시즌 새로 가세한 톰슨이 2경기 평균자책점 0.71의 짠물투구를 선보이며 불펜 붕괴로 고심 중인 양상문 감독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있다.

반대로 외국인 선수에 가장 울상 짓는 팀은 삼성이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당시만 해도 맥과이어, 헤일리를 영입한 삼성이 원투펀치 교체 효과를 가장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둘의 모습은 정반대다.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들은 4경기에서 3패를 안기며 코칭스태프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NC도 허약한 외국인 선수 탓에 양의지 영입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멀티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외인 타자로 화제를 모은 베탄코트는 3경기 만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2선발로 영입한 루친스키는 양의지의 리드 속에서도 2경기에서 총 10개의 사구를 내주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KBO리그 첫 퇴출 외국인 선수는 두산 파레디스로, 공식적으로 6월에 이르러 방출됐지만 당시 시즌 초인 4월부터 2군을 오르내리며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됐다. 4년 전 메릴 켈리(애리조나)처럼 ‘외인 육성’을 선언한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외에 눈앞의 성적에 급급한 다른 팀들은 즉시전력으로 제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선수의 부진을 오래두고 볼 여유가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시즌 초반 꽃샘추위 등 변수가 많았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가 계속 부진할 경우에 대비해 시즌 전부터 교체 카드 등을 마련한 만큼 결정할 타이밍을 지켜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외국인 선수#서폴드#채드벨#톰슨#페르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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