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 캠프 반환점 돈 한용덕 감독의 진심 “정근우의 헌신, 고맙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5일 05시 30분


한화 한용덕 감독.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한용덕 감독.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지도 어느덧 3주가 지났다. 그러나 21일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2군과의 연습경기까지 포함한 5차례의 실전 리허설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2무3패로 신통치 않다. 아무리 연습이라지만 “최강 한화”를 목청껏 외쳐온 일부 팬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인지 모른다. 그러나 한화 캠프의 분위기는 밝다. 한용덕 감독(54)의 얼굴에는 자신감도 가득하다. ‘용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처럼, 사령탑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는 한화 선수들 역시 “우리는 약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한 감독은 24일 고친다 구장에서 진행된 김경태, 김재영, 이충호, 장민재 등 투수 4명의 불펜피칭 때도 변함없이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섰다. 포수 뒤편에서 또는 불펜 바깥에서 지켜봐도 되지만, “투수들의 공을 좀더 생생히 보고 싶어서” 그는 또 타자로 변신했다. 한 감독은 “내가 타석에 서면 불펜피칭을 하면서도 투수들의 집중력이 좀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3월 9일 귀국까지는 이제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반환점을 돈 만큼 한 감독의 머릿속은 벌써 새 시즌의 밑그림으로 꽉 채워졌다. 5명의 선발로테이션과 9명의 주전 야수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 감독은 어느 시점까지는 이를 공개하지 않을 참이다. 그는 “5선발까지 이미 윤곽은 나왔다. 하지만 시범경기 전까지는 얘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캠프에서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의 사기와 동기부여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두 외국인투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세 자리를 놓고 사이드암 김재영과 좌완 박주홍 등 5, 6명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화 정근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정근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투수진 못지않게 야수진에도 변동이 크다. 한 감독은 “모든 선수가 (단체훈련이 금지되는 비활동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캠프에 왔는데, 그 중에서도 고참 김태균과 정근우가 가장 눈에 띄었다. 지난해 캠프 때와 비교해도 훌륭하다. 김태균은 몸은 비슷해 보이는데 눈빛은 지난해와 전혀 다르더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2루수 글러브에 1루수 미트도 모자라 외야수 글러브까지 준비해 오키나와로 온 정근우에 대해선 진심이 가득 담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 감독은 “지난해 캠프 때는 정근우의 준비가 늦었다. 그 때문에 지난해에는 본인도 이리저리 다니느라(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느라) 고생했을 텐데 잘 이겨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사실 고참이 돼서 어려움을 겪게 되면 나 역시 (감독) 뒤에서 불만을 얘기하고 불성실하게 굴었을 것 같다”며 팀을 위한 정근우의 헌신에 엄치를 치켜세웠다.

한 감독은 “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전 포지션에 걸쳐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공격이든, 수비든, 주루든 정근우는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감각을 지녔다. 그만한 선수가 아직 우리 팀에 없다”며 “올해는 외야수로 나서는 정근우가 김태균과 함께 우리 팀의 키플레이어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키나와(일본)|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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