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970년대생…박용택·박한이, 화려한 끝 꿈꾼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12일 05시 30분


LG 트윈스 박용택(왼쪽)과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는 이제 KBO리그에 마지막으로 남은 ‘유이’한 1970년대생 선수가 됐다. 나란히 왼손 교타자로서 함께 전성기를 꽃 피웠던 두 40대 베테랑들은 이제 그라운드와 아름다운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박용택(왼쪽)과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는 이제 KBO리그에 마지막으로 남은 ‘유이’한 1970년대생 선수가 됐다. 나란히 왼손 교타자로서 함께 전성기를 꽃 피웠던 두 40대 베테랑들은 이제 그라운드와 아름다운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 세대가 완전한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중흥을 이끌었던 수많은 1970년대생 선수들은 어느덧 박용택(40·LG 트윈스), 박한이(40·삼성 라이온즈)만 남겨둔 채 모두 유니폼을 벗었다. 마지막 주자인 이들 역시 그라운드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이다.

1970년대생 선수들은 1990년대부터 2000년까지 한국야구의 중흥기를 선두에서 이끌었다. ‘승짱’ 이승엽부터 이종범, 이병규, 정민철 등이 모두 1970년대생 스타다. 여기에 미국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박찬호, 김병현까지…. 1970년대생 선수들은 한국야구에 숱한 스토리를 남겼다.

세대는 저물기 시작했다. 1970년대생은 2017년 들어 대거 은퇴했다. KBO리그에서 전무후무한 ‘은퇴 투어’를 치른 이승엽을 시작으로 이호준, 조인성, 정대현 등 8명의 베테랑이 이별을 고했다. 2018시즌을 앞두고 남은 1970년대생은 다섯 명에 불과했다. 박정진, 임창용(이상 1976년생)과 박한이, 박용택, 이정민(이상 1979년생)이 그 주인공. 하지만 이정민은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한 채 시즌 중 유니폼을 벗었다. 시즌이 종료된 뒤 박정진은 유니폼을 벗고 코치 연수를 시작했다.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과 불화로 방출된 임창용은 아직 새 팀을 구하지 못했다. 10개 구단 모두 영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국내에서 활약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박용택과 박한이만 남았다. 박용택은 지난해 양준혁을 넘어 통산 최다 안타(2384개) 기록을 썼다. 사상 첫 10년 연속 3할 타율, 7년 연속 150안타 기록 또한 그의 몫이다. 목표한 3000안타까지는 거리가 멀지만 타격에서만큼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박한이는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다. 꾸준함의 대명사다운 모습이었지만 지난 2년은 다소 부진했다. 둘 모두 새 시즌을 앞둔 동기부여 요소가 충분한 이유다.

“힘 냅시다.” 박용택이 지난해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달성한 뒤 ‘동반자’ 박한이를 향해 건넨 인사다. “하나 남은 1970년대생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진심이다. 이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생애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박한이는 권리 행사를 포기했고, 박용택은 2년 총액 2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2년 뒤 은퇴를 하겠다는 각오도 함께였다. 최근 연이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소속팀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들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위해서 박용택과 박한이는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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