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 한번 더 쏘고 유럽행… ‘킬러 황’의 야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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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경기 이어 아시안컵 겨눈 황의조
“새해 첫 대회 좋은 모습 보여야 더 큰 무대 바라볼 수 있을 것”

“(황)의조 형이 지금 최고의 공격수니까요.”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뽑힌 벤투호 4기의 막내 19세 조영욱(서울)은 황의조(26·감바 오사카·사진)를 우러러봤다. 벤투호의 조기 소집 훈련 이틀째인 12일 오전 울산종합운동장. 취재진 앞에 선 그는 “마치 연예인을 본 것처럼 TV에서 보던 대표팀 형들을 직접 보니 떨렸다”고 말했다. 그런 조영욱을 가장 들뜨게 한 선수가 황의조였다.

훈련 전 대기실에서 그를 본 조영욱은 쑥스러움을 이겨내고 “각도가 없을 때 어떻게 슈팅하나요”라고 당찬 질문을 던졌다. 황의조의 답변은 간단했다. “골키퍼를 향해 찬다는 생각으로 때리면 구석으로 가더라.”

황의조는 이제 하나라도 더 배워 가려는 후배들의 롤 모델로 꼽힐 만큼 대표팀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전날 훈련엔 빠진 황의조는 이날 오전 훈련부터 경기장에 나와 가볍게 몸을 풀었다.

“아시안컵은 새해에 열리는 첫 대회이고 개인적으로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더 큰 무대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황의조는 1992년생 동갑내기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처럼 언젠가 유럽 무대를 누빌 날을 꿈꾼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통해 축구 인생의 ‘황금기’를 연 그로서는 놓칠 수 없는 무대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다.

그는 이번 시즌 J리그 득점 순위 3위(리그 16골)에 오를 만큼 낭중지추(囊中之錐·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눈에 띄는 인물)의 실력을 발휘해 강등권을 맴돌던 감바 오사카를 9위로 올려놨다. 아시아경기 득점왕(9골)에 이어 또다시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유럽 진출도 그저 꿈만은 아니다.

1960년 우승 이후 59년 만에 이 대회 우승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황의조의 득점 감각을 살려가는 것이 관건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49)이 경기력을 점차 끌어올리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황의조를 첫날 훈련에서 제외한 것도 혹시 모를 부상 등을 걱정해서다. 올 한 해 J리그와 각종 컵대회, 아시아경기 등에서 총 33골을 몰아넣은 황의조는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날카로운 ‘창’이다.

8일 AFC가 선정한 ‘아시안컵에서 주목해야 할 공격수 톱 10’에도 이름을 올린 황의조는 이 대회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아시안컵 득점왕’은 2011년 구자철(5골) 이후 8년 동안 한국이 아닌 타국 선수의 몫이었다. 지금껏 조윤옥(1960년·4골), 박이천(1972년·5골), 최순호(1980년·7골), 이태호(1988년·3골), 이동국(2000년·6골), 구자철 등 6명의 한국 선수만 아시안컵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과 함께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황의조는 또 다른 성장통을 넘어서야 한다. “아시아경기를 통해 크게 성장했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지금 이 기세를 이어가며 더 성장하겠다.”

울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황의조#감바 오사카#축구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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