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생활’ 모드리치, 사비-리베리도 못 이룬 발롱도르 수상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4일 15시 26분


10년 지속된 ‘메날두 시대’ 끝냈다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유벤투스)도 이번에는 모드리치 아래였다.

모드리치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8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로써 모드리치는 지난 10년 동안 이어지던 메시와 호날두의 시대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2008년 호날두를 시작으로 메시와 호날두는 각각 5차례씩 발롱도르를 차지한 바 있다.

그동안 사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베슬레이 슈나이더, 프랭크 리베리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늘 발롱도르는 메시와 호날두의 차지였다.

몇 차례 논란도 있었다. 2010년 메시는 여전한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경쟁자인 이니에스타, 사비, 슈나이더에 비하면 업적이 크지 않았다.

이니에스타와 사비는 사상 첫 스페인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슈나이더는 인터 밀란 트레블(리그+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코파 이탈리아)의 주역이었다. 월드컵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발롱도르는 메시의 손에 쥐어졌다.

2013년에는 호날두와 메시가 발롱도르 순위 1, 2위를 차지했다. 당시 3위에 그친 리베리는 바이에른 뮌헨이 트레블을 이루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메시와 호날두 체제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발롱도르가 ‘인기 투표’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 모드리치는 메시와 호날두에게 영광을 내주지 않았다. 모드리치는 이번 투표에 참가한 180개국 기자들 중 79명에게 1위표를 받으면서 경쟁자 호날두와 앙투안 그리즈만(27·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킬리언 음바페(20·파리 생제르맹)를 제쳤다.

올해 모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면서 챔피언스리그 3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이어 열린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크로아티아의 주장으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월드컵 결승행을 이끌었다.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 볼도 모드리치의 차지였다.

이후 모드리치는 UEFA 올해의 선수, FIFA 올해의 선수에 이어 발롱도르까지 들어 올리면서 2018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어린 시절 불우했던 환경을 이겨내고 이뤄낸 성과다.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1995년까지 유고슬라비아 인민군, 세르비아 지역군과 맞서 독립전쟁을 했다. 이 탓에 크로아티아는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모드리치도 다르지 않았다. 어린 시절 모드리치의 집은 불에 타 없어졌다. 결국 모드리치 가족은 싸구려 호텔을 떠돌아다니는 난민 생활을 했다. 이 와중에도 모드리치는 공을 발에 달고 살았다. 그는 공간만 있으면 공을 차면서 희망을 키웠다.

다행히 모드리치의 기량은 이른 나이부터 주목을 받았고 그는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으로 이적해 주가를 높인 모드리치는 2012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으로 맹활약을 펼쳤고 이제는 세계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