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가는 곳마다 우승해도, 매일 나를 다그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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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 국가대표 세터 도로공사 이효희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14년차 배테랑 이효희(38)가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는 곧 새 역사가 된다. 직전 시즌 남녀부 최초로 1만3000세트(득점으로 이어진 토스)를 올린 이효희는 22일 IBK기업은행과의 개막전에서 60개를 추가해 1만3699개 세트 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KOVO 제공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14년차 배테랑 이효희(38)가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는 곧 새 역사가 된다. 직전 시즌 남녀부 최초로 1만3000세트(득점으로 이어진 토스)를 올린 이효희는 22일 IBK기업은행과의 개막전에서 60개를 추가해 1만3699개 세트 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KOVO 제공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효희(38)의 매 발걸음은 곧 프로배구 여자부의 새 역사로 기록된다. 이효희는 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 KT&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14년간 4개 팀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우승 청부사.

이젠 마흔이 코앞이지만 여전히 소속 팀에서는 물론이고 국가대표에서도 주전 세터로 뛸 정도로 건재함을 자랑한다. 직전 시즌 남녀부 최초로 1만3000세트(득점으로 이어진 토스)를 올린 이효희는 올 시즌 1만5000개를 바라본다.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룬 것 같지만 늘 새 목표를 세우고 동기부여를 얻는다.

올 시즌부터 평일 여자부 경기는 종전 오후 5시가 아닌 오후 7시에 열린다. 플레이오프가 아닌 정규 경기를 평일 저녁에 치르는 것은 베테랑 이효희에게도 낯선 환경. 전날 IBK기업은행과 여자부 개막전에서 3-2 승리를 이끈 이효희는 23일 “새 시스템에 맞는 루틴(습관·일상)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도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나 교통 문제만 없다면 관중에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만족했다.

“저는 못 느끼는데 사람들이 ‘발 움직임이 느려졌다’며 제 체력을 지적해요. 사실 남이 보는 눈이 더 정확하거든요. 어떻게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서 전체 30경기를 모두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난히도 바쁜 비(非)시즌이었다. 한국도로공사가 직전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오른 올해 3월 이후 이효희는 국가대표에 차출돼 발리볼네이션스리그(5∼7월) 아시아경기(8∼9월) 세계여자선수권대회(9∼10월)까지 소화했다.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동료 선수의 자신감은 떨어지고, 코치진 사이에서 성추문까지 일어나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나쁜 성적이나 성추문 등으로)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되진 않았어요. 그저 리그 시작 전까지 국제대회를 치르느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문제가 남았다고 봅니다.”

이효희는 IBK기업은행과의 개막전에서 60개의 세트를 추가해 1만3699개 세트 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 했는데 그의 토스 한 번이 곧 V리그의 새 기록이 되는 꿈같은 한 시즌을 보내게 된 이효희다.

“느슨해지지 않도록 새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성적이 들쑥날쑥했어요. 그래서 올 시즌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너무 욕심부린 것 같나요.(웃음)”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프로배구#한국도로공사#이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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