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의 진한 아쉬움 “하나만 보고 달려온 후배들 있는데…”

  • 스포츠동아

‘사격 황제’ 진종오가 다가올 창원세계사격선수권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향해 다시 총구를 겨눴다. 24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번외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는 진종오. 사진제공 | 창원세계사격선수권 대회조직위원회
‘사격 황제’ 진종오가 다가올 창원세계사격선수권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향해 다시 총구를 겨눴다. 24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번외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는 진종오. 사진제공 | 창원세계사격선수권 대회조직위원회
‘슈팅 마스터’ 진종오(39·KT)는 24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사격선수권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종목에 출전했다. 그러나 기록을 인정받지 못하는 번외경기였다. 3위까지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월드컵 대표선발전에서 4위를 기록해 출전권을 따내지 못해서다.

10m 권총경기장의 62번 사대에 선 진종오의 표정에선 진지함이 느껴졌다.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사격하는 특유의 폼은 그대로였고, 실탄 한 발도 허투루 쏘지 않았다. 번외경기인 탓에 정식 기록으로 인정받진 못하지만, 8~9월 열리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하 AG)과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전초전이다. 진종오는 일찌감치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모두 따낸 상태다.

최근 진종오와 관련한 가장 큰 이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도쿄올림픽부터 그의 주종목인 50m 공기권총을 비롯해 50m 소총 복사, 더블트랩 등 남자 종목 세 개를 폐지키로 결정한 것이다. 대신 10m 공기권총과 공기소총, 트랩 등 3개의 혼성 종목을 신설했다. 진종오는 자신이 올림픽 3연패(2008베이징·2012런던·2016리우)의 위업을 달성한 주종목인 50m 공기권총 종목 폐지에 따른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어쩔 수 없다. 가장 자신 있는 50m 공기권총을 폐지한 부분은 속이 많이 상했다”고 밝혔다.

진종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진종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후배 선수들에 대한 걱정도 앞선다. 그는 “은퇴 시즌이 다가오고 있으니 나는 괜찮다. 하지만 50m 공기권총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후배들도 있다. ISSF가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월드컵은 8월 31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의 전초전이다. 국내에선 1978년 서울 대회 이후 40년 만에 개최되고, 아시아 국가 가운데 두 차례 세계선수권을 유치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선수권에 임하는 그의 마음가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진종오는 “오늘 번외경기를 하는데도 긴장이 되더라.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엄청난 부담을 가질 것 같다”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도 나를 보고 있으니 화도 못 내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국내에서 열렸던 2014인천아시안게임 때의 경험을 살려 최대한 실수 없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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