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 대표선발전 ‘10전 전승’…37세에 첫 태극마크 단 창녕군청 김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3일 16시 30분


코멘트

대표선발전 남자 복식 10전 전승…간판스타 파트너 김동훈이 큰 도움
부인도 대표 출신 박종숙, 정구 커플…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메달 목표

37세 나이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창녕군청 김기성.
37세 나이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창녕군청 김기성.

창녕군청 김기성(37)이 30대 후반에 처음 정구 국가대표로 뽑히는 감격을 누렸다.

3일 대한정구협회에 따르면 김기성은 전북 순창에서 열리고 있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김동훈(순천시청)과 짝을 이뤄 남자 복식 1위를 차지해 8월 자카르타 아시아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김기성-김동훈 조는 2일 남자 복식 결승에서 국내 최강이라는 평가를 듣는 지난해 국가대표 김재복-김주곤(문경시청) 조를 5-0으로 눌렀다.

창녕군청 김용국 감독(오른쪽)과 처음 대표팀에 뽑힌 김기성.
창녕군청 김용국 감독(오른쪽)과 처음 대표팀에 뽑힌 김기성.

홍성고 3학년이던 2000년 주니어 대표로 뽑히며 주목받은 김기성은 대전대를 거쳐 2005년 이천시청에 입단했지만 2년 만에 방출되는 설움을 겪었다. 창녕군청으로 이적한 김기성은 김용국 감독의 지도 속에 만개한 기량을 꽃피우고 있다. 김기성은 2012년 제90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복식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선발전에서 김기성과 김동훈은 1차전을 5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2차전 5경기에서도 패배를 몰랐다.

2001년 창단 후 처음으로 정구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창녕군청 김용국 감독(오른쪽)과 선수들.
2001년 창단 후 처음으로 정구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창녕군청 김용국 감독(오른쪽)과 선수들.

특히 2001년 창단한 창녕군청은 18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는 영광을 안았다. 창녕군청은 넉넉하지 않은 여건 속에서 다른 팀에서 옮긴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코트의 외인부대’로 불린다. 김용국 감독은 “대도시도 아닌 정구 인프라가 부족한 소도시 연고팀에서 대표선수를 배출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팀내 최고참 선수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김기성 선수에게 축하를 하고 싶다. 잘 마무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로 네트 앞에서 공격을 펼치는 전위 플레어인 김기성은 결정적인 해결 능력이 뛰어나며 파이팅이 좋다는 평가다. 김기성은 “늘 바른 길로 이끌어준 김용국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후배지만 오랜 대표 경험으로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 김동훈 선수도 큰 힘이 됐다. 아시안게임에서 꼭 메달을 걸겠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아경기 여자 복식 대표로 선발된 백설(오른쪽)과 문혜경(왼쪽)이 유영동 감독과 포즈를 취했다. (NH농협은행 제공)
2018 자카르타 아시아경기 여자 복식 대표로 선발된 백설(오른쪽)과 문혜경(왼쪽)이 유영동 감독과 포즈를 취했다. (NH농협은행 제공)

김기성은 정구 커플로도 유명하다. 부인 박종숙(38)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전남도청에서 선수로 뛰었다. 김기성보다 1살 연상인 박종숙은 2003년 세계선수권, 2004년 동아시아경기, 2005년 아시아선수권 등에 출전했다. 2003년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로 체육훈장 거상장을 수상하기도 해 남편보다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김기성은 “늦게나마 태극마크를 달게 돼 아내에게도 할 말이 생겼다. 좋은 내조와 함께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로 조언을 많이 해준다”며 웃었다.

여자복식에서는 NH농협은행 문혜경-백설 조가 결승에서 같은 팀 이민선-나다솜 조를 꺾고 대표 선발을 확정지었다.

한국 정구 대표팀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7개 전종목 금메달을 휩쓸었다. 올해 자카르타 아시아경기에서도 절반 이상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