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이젠 이동국 놓아줘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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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3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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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국내에서 열리는 축구 평가전을 앞두고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1월 국내에서 열리는 축구 평가전을 앞두고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동국(38·전북현대)은 30여년 K리그 역사상 가장 빼어난 스트라이커다.

그는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36라운드 홈경기에서 2가지 큰 선물을 동시에 받았다. 사상 첫 개인통산 200골을 완성했고, 전북 유니폼을 입고 2009~2011~2014~2015년에 이어 통산 5번째 정상에 섰다.

“이동국이 골을 넣고 우승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던 전북 최강희(58) 감독의 바람은 100% 현실화됐다. 다만 모든 것을 얻지 못했다. 그로부터 하루 뒤인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콜롬비아(11월 10일·수원)~세르비아(11월 14일·울산)로 이어질 11월 A매치 시리즈에 나설 축구대표팀에 이동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표팀이 추진하는 ‘세대교체’의 당연한 흐름일 수 있다. “이동국의 최근 경기를 모두 지켜봤다. K리그 200골을 넣은 영웅이다. 영웅을 아름답게 보내주는 것이 맞다. 또 뽑았다 골을 넣지 못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거다. 이젠 놓아줘야할 때”라고 신태용(47) 감독은 이야기했다.

이동국. 스포츠동아DB
이동국. 스포츠동아DB

사실상의 이별선언이다. 물론 신 감독이 김신욱(29·전북) 등을 거론하며 “이번에 뽑히지 않았다고 완전히 배제된 건 아니다”고 했으나 큰 변수가 없는 한 태극마크를 단 이동국의 모습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국은 8~9월 이란(홈)~우즈베키스탄(원정)으로 이어진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에 출전했다. A매치 통산 105경기 33골을 기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꼭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이동국만을 위한 행사를 열겠다는 의지다. 시기는 미정이나 A매치 하프타임 은퇴식이 아닌, 은퇴경기 출전이 유력하다. 반면 전북은 영웅과 아직 헤어질 계획이 없다. 최 감독은 “1~2년은 더 뛸 수 있다. 베테랑의 가치는 필드뿐 아니라 장외에서도 빛난다. 존재 자체가 후배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법”이라며 현역연장을 기대한다.

구단은 ‘반드시 함께 한다’는 생각이다. 서로 교감은 했지만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은 열리지 않았다. 다만 주가는 떨어지지 않았다. 칼자루는 전북이 아닌, 이동국이 쥐고 있다. 몸값 책정은 구단의 몫이나 최종 판단은 선수가 한다. 전북은 이동국이 계속 남아 계약기간의 마지막 시즌을 보낼 때 프로야구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처럼 ‘은퇴 시즌’을 진행하는 연중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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