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잔여경기는 ‘엘·롯·기 가을 퍼즐’이 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12일 05시 30분


LG는 끝을 알 수 없는 5강 싸움 속에서 연일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6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LG만이 가지고 있는 ‘히든카드’는 분명 가을야구의 변수다. 10개 구단 중 잔여경기가 가장 많은 팀이 바로 LG다. 스포츠동아DB
LG는 끝을 알 수 없는 5강 싸움 속에서 연일 살얼음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6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LG만이 가지고 있는 ‘히든카드’는 분명 가을야구의 변수다. 10개 구단 중 잔여경기가 가장 많은 팀이 바로 LG다. 스포츠동아DB
LG는 11일까지 6위(63승3무60패)다. 가을야구 막차 티켓인 5위를 달리는 SK(68승1무64패)에 0.5게임차 뒤져있다. 7위 넥센(66승2무65패)에 1경기 차이로 쫓기고 있다.

그러나 LG에는 SK와 넥센에 없는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잔여경기다. LG는 총 126경기를 치렀다. 이미 133경기를 소화한 SK, 넥센에 비해 7경기나 덜 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자력 5강 가능성은 LG가 가장 높은 셈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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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여경기는 많을수록 유리하다?

우천취소가 많을수록 잔여경기는 불어난다. 우천취소를 바라보는 현장 감독들의 생각은 이중적이다. 일단 체력이 지칠 때, 비 덕분에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다. 단기적으로 투수 로테이션과 불펜에도 숨통이 트인다. 그러나 결국 조삼모사인지라 잔여경기가 너무 쌓이면 나중에 힘들어진다. 흐름이 좋을 때 비가 내리면, 경기감각도 끊긴다.

그러나 현장 감독의 속마음을 들어보면, 대체적 의견은 잔여경기는 유리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어느 베테랑 전 감독은 최대한 의도적으로 잔여경기를 많이 만들려 애쓰기도 했다.

잔여경기를 유리한 맥락으로 해석하는 결정적 이유는 그 시점 때문이다. 쉽게 말해 시즌 종반 순위가 결정된 팀과 경기를 하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심적 상태를 점할 수 있다. 가을야구 사활이 걸린 팀과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혹은 탈락이 결정된 팀이 붙으면 심리적으로 전력을 더 기울일 팀은 뻔하다. ‘고춧가루 부대’라는 말이 존재하듯, 최선을 다하지 않는 팀은 없겠지만 그래도 순리에 따를 뿐, 총력전을 불사해서 굳이 ‘원한’을 만들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LG 허프-소사-진해수-신정락(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LG 허프-소사-진해수-신정락(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LG의 투수력, 잔여경기를 구원할까?

잔여경기가 많은 팀의 가장 큰 어려움은 마운드 운영이다. 특히 게임수가 적은 팀을 만나면 상대 에이스급들이 출격해 매치업에서 불리해진다. 그러나 LG는 마운드의 팀이다. 비교적 선발진이 균질하다. 허프~차우찬~소사~류제국~임찬규 등의 LG 선발진은 누가 나와도 승리를 기대할 만하다. 불펜진 역시 양적으로 풍족한 편이다. 특히 LG 양상문 감독은 투수 활용에 있어선 빼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잔여경기의 중요성을 선수단 전체가 실감하기에 체력적 어려움도 치명적이지 않다. 체력보다 분위기를 타는 것이 야구다. LG의 12일 이후 일정을 살펴보면 하위권인 삼성, kt와 4경기, 한화와 3경기 등을 남기고 있다. 5강 경쟁자 SK, 넥센과는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LG가 잔여경기의 벽을 돌파하고 5위를 차지하면, KBO 역사상 최초의 ‘엘-롯-기’ 가을야구가 완성될 것이 확실시된다. KIA는 1위, 롯데는 4위로 가을야구 안정권이다. 전통의 인기구단 3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나가면 가을은 야구로 물들 것이다. 사상 첫 ‘엘-롯-기’ 가을야구의 키를 쥔 LG는 팬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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