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자리 없는 김현수, 내년 유니폼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6일 05시 30분


필라델피아 김현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필라델피아 김현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김현수(29)의 올해 연봉은 420만 달러로 필라델피아 전체 선수 중 세 번째로 높다. 그러나 5일(한국시간)까지 성적은 타율 0.229(192타수 44안타) 1홈런 14타점으로 기대 이하다.

2015시즌이 끝난 후 볼티모어와 2년 총액 7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을 때 빅리그에서 김현수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무엇보다 볼티모어가 제공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었기 때문에 박병호(미네소타), 황재균(샌프라시스코) 등 다른 KBO출신 타자들보다 유리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미국 언론 등 현지 언론의 평가는 차가웠고 플래툰 시스템 속에서 고전이 길어졌다. 팀도 옮겼다. 이제 2년 계약 종료가 다가오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한 에이전트는 “김현수는 여전히 젊은 만 29세 타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안할 팀은 없어 보인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에서 다시 명예회복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은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계약과 마이너리그 계약은 금전적인 측면은 물론 모든 점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 종료 후 미국 구단의 냉철한 계약서와 거액이 보장된 KBO리그 팀의 계약서 중 하나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두산 시절 김현수. 스포츠동아DB
두산 시절 김현수. 스포츠동아DB

김현수에게 이미 국내 한 구단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렇다면 친정 두산의 판단은 어떨까. 전풍 두산 대표이사는 “아직 시즌 중이고 선수가 어떤 판단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구단의 입장을 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고 말했다. 단, 두산은 올해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외야수를 최대한 배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만큼 외야 자원에 자신감이 높다.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하는 국가대표 외야수 민병헌과 재계약 의지도 높다. 김현수가 미국으로 떠난 후 좌익수 자리에서 김재환이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성장했고 박건우도 국가대표 외야수다. 정진호라는 훌륭한 백업도 있다. 퓨처스 팀에도 외야 자원이 많고 경찰 야구단에서 뛰고 있는 정수빈은 내년 시즌 후반기 돌아온다.

현실적으로 김현수가 KBO리그 복귀를 선택해도 두산이 영입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핵심 전력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FA 자격획득 선수를 타 팀에 보내고 직접 육성한 새 얼굴로 팀을 젊게 유지해 오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영리하게 돈을 잘 쓰는 구단은 두산”이라는 평판은 육성 시스템 능력에서 나오는 힘이다.

김현수는 내년 만 30세다. FA계약을 맺을 경우 30세~33세, 4시즌 동안 왼손타자 외야수가 필요한 구단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카드다. 총액 100억원 안팎의 돈이 필요하지만 KIA와 최형우는 한 명의 대형 타자가 팀 공격력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입증하고 있다. 이미 국내 복귀의사를 밝힌 황재균(샌프란시스코)과 함께 김현수에게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