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후유증’ 지우지 못한 LG의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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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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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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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에서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탓일까. LG가 6월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며 씁쓸한 3연패에 빠졌다. LG는 30일 잠실 KIA전에서 선발 헨리 소사와 이어 나온 불펜투수들의 난조 끝에 6-10으로 졌다.

LG로선 여러모로 부담이 큰 경기였다. 우선 주중 3연전이었던 27~29일 사직 롯데전에서 얻은 정신적·체력적 소모가 어깨를 짓눌렀다. 27일엔 난타전 끝에 연장 12회까지 5시간38분간 경기를 치르며 KBO리그 역대 6번째 ‘1박2일’ 게임을 치렀다. 다음날엔 또 다시 12회 연장승부로 5시간5분의 혈투를 치렀다. 이틀간 온전히 경기에 쏟은 시간만 무려 10시간43분. 그나마 마지막 날인 29일 게임이 비로 취소돼 한숨을 돌렸지만, 곧바로 서울에 올라와야했던 LG는 잠깐의 휴식에 만족했다.

여기에 일정 역시 만만치 않았다. 주말 3연전 상대는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였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KIA는 29일 광주 삼성전에서 29안타 22득점을 몰아치며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한 직후였다. 삼성 3연전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사직에서 투수력을 대거 소진한 LG로선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경기에 앞서 만난 LG 양상문 감독은 “28일 거둔 무승부는 시즌 막판으로 가면 1승과 다름없는 의미를 갖게 된다”고 애써 위로하면서도 “이틀간 불펜진이 많이 던져 선발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책임져 줘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비드 허프를 2차전인 7월1일 선발로 내세우려한다. 임찬규는 2일 선발로 돌렸다”며 후유증 극복책을 내놓았다. 좀 더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허프가 선발로 들어가면 사직에서 혈투를 치른 불펜진에 휴식을 조금 더 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2박3일’ 피로를 하루 만에 지우기는 쉽지 않았다. LG는 선발 소사가 5.2이닝 6안타(1홈런) 7실점으로 부진하면서 기선을 뺏겼고, 뒤이어 나온 최성훈과 김대현 역시 각각 0.1이닝 3안타 1실점, 2이닝 3안타 2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타선에선 2번 백창수가 4타수 3안타, 9번 유강남이 4타수 2안타 1홈런으로 분전했지만 물오른 KIA 타선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감독은 물론 선수들 역시 사직 후유증을 호소했던 LG. 7월 선봉에 선 허프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LG 허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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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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