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의 金 시스터스 “우리도 올림픽 가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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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체육회 컬링팀, 평창행 티켓 획득
선수 코치 단장 모두 김씨 ‘팀 킴’ 별명
동생뻘 송현고 거센 돌풍 잠재우고 4년전 소치선발전 탈락 아쉬움 씻어

2018 평창 겨울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쥔 컬링 여자부 경북체육회가 3일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이 열린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스킵 김은정, 팀원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코치 김민정. 이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쥔 컬링 여자부 경북체육회가 3일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이 열린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스킵 김은정, 팀원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코치 김민정. 이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 시스터스’가 마침내 활짝 웃었다.

3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2017 한국컬링선수권 국가대표 최종 3차 선발전 5차전. 경북체육회 여자 컬링팀 선수들은 송현고에 8-2로 승리한 뒤에야 굳었던 얼굴을 폈다. 1일부터 7차전으로 열린 최종선발전에서 1차 선발전 우승팀 송현고에 4승 1패(9-5, 8-4, 8-7, 2-4, 8-2)를 기록하며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것이다.

경북체육회 여자팀의 또 다른 이름은 ‘팀 킴(Team Kim)’이다. 스킵(주장) 김은정(27)을 비롯해 팀원 김영미(26·리드), 김선영(24·세컨드), 김경애(23·서드) 전원이 김씨 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김민정 코치와 김경두 단장(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마저도 성이 같다.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가족 팀이 출전했느냐”는 질문을 받는 일이 다반사다.

친자매 김영미와 김경애를 제외하곤 ‘남’이지만 오랜 시간 맞춰온 찰떡 호흡만큼은 웬만한 가족 이상이라는 평가다. 사실 김은정과 김영미, 김선영과 김경애는 각각 의성여중·여고 동창생이라 친자매처럼 지내고 있다. 2006년 경북 의성군에 국내 최초 컬링전용경기장이 생긴 이후 컬링에 뛰어든 이들은 이제 꿈의 무대라는 올림픽에 한국을 대표해 함께 선다.

김 시스터스는 의성 컬링장 인근에서 5년 가까이 숙소 생활을 하며 하루 종일 붙어 다니면서도 큰 싸움 한 번 없었을 정도로 사이가 좋다. 그렇다고 이들의 선수 생활이 늘 꽃길의 연속이었던 건 아니다. 경북체육회는 4년 전 소치 겨울올림픽 선발전에서 경기도청에 7차례 승리하고도 결승에서 딱 한 번 패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절치부심 끝에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한 경북체육회는 국제대회(2015년 캐나다 인스컵)에서 소치 올림픽 우승팀(캐나다 제니퍼 존스 팀)을 꺾는가 하면 올해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이번 선발전 1차전에서도 송현고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경북체육회는 2차 선발전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 요청마저 고사하며 대회에만 집중한 결과 다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김은정은 “4년 전 탈락은 선수 생활 내내 잊을 수 없는 아쉬운 순간이었지만 반대로 간절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우리보다 절실한 팀이 있을까란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올해 초부터 아시아경기, 세계선수권대회를 연이어 치르느라 살이 쏙 빠졌는데 평창에 가게 됐으니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평창에서 금메달 따는게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경북체육회 남자팀도 강원도청에 4승 무패로 승리하며 여자팀과 함께 올림픽 동반 진출에 성공했다.

이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컬링선수권#경북체육회 컬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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