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4월 흥행고전’ KBO의 미세먼지 대책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4일 05시 30분


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DB
2017년 KBO리그가 22일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95경기 만이다. 2016년 대비 5경기 느린 페이스다. 롯데, KIA, kt가 흥행을 이끌었다. 이외에 한화만 소폭 증가했을 뿐, 나머지 6개 구단은 감소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

표면적으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탈락 여파, 5월 대선의 직격탄, 흥행 재료 고갈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가 ‘라이프타임’으로서 입지를 굳힌 현실에서 단기적 악재를 결정적 사유라 단정하긴 어렵다. 오히려 야구장에 관중이 줄어든 이유는 팬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드러날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날씨야말로 KBO리그 흥행을 움켜쥔 핵심요소다. KBO도 인지하고 있다. “날씨가 안 좋다. 개막 이후 미세먼지가 거의 매일 생겼고, 추웠다.” 실제 이 해석을 뒷받침할 근거가 22일의 구름 관중이었다. 22일은 토요일인데다 최근 한국에서 드물었던 미세먼지 거의 없는 쾌청한 날씨였다.

KBO 관계자는 “5월부터 따뜻해진다. 바람 방향도 바뀐다. 미세먼지가 사라지면 관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최근 KBO 관중 추세를 보면 4월에 100만 관중(평균 88경기)에 이르는 경기수에 비해 5월에 100만에서 200만, 200만에서 300만 관중(이상 평균 74경기)을 돌파하는 추세가 훨씬 빠르다.

이는 결국 ‘KBO 흥행은 하늘에 달린 셈’이라는 실토에 다름 아니다. KBO는 황사가 극심했을 때를 대비해 규정을 만들어놓긴 했다. ‘3제곱미터 당 800마이크로그램 이상 황사 농도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이 그것이다. KBO는 “황사의 기준이 미세먼지 농도와 연동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며 미세먼지는 물론, 초미세먼지까지 측정되는 세상이다. 또 이제 우리는 황사 없이도 미세먼지가 부옇게 끼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중국이라는 이웃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갈수록 공기는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일 터다.

“(날씨를 통제할 수 없으니) 마땅한 방편이 없다”는 KBO의 한계론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날씨가) 조금만 안 좋다고 취소하면 겨울에 추울 때 해야 한다, 그렇다고 경기수를 줄일 수도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하늘만 쳐다보고, 손놓고 있는 현실 역시 야구계가 아직 위기의식이 없다는 자기고백이다. kt는 수원 홈구장을 찾는 관중들을 위해 선착순 2000명까지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생각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사진제공|kt wiz
사진제공|kt wiz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