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지각변동’ 대중 골프장이 대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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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내장객 1966만 명…회원제 추월
골프장 수도 290개로 90개 이상 많아
작년 청탁금지법 시행에도 골퍼 증가

높기만 하던 국내 골프장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쉽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에는 골퍼들의 발걸음이 몰리고 있다.

골프 대중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대중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 수가 처음으로 회원제 골프장을 추월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정호)가 17일 발표한 2016년 전국 골프장 내장객 현황에 따르면 대중 골프장 내장객은 1966만 명으로 집계돼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 1706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내장객 3672만 명 가운데 53.5%를 대중 골프장이 차지했다.

2006년 대중 골프장 내장객은 614만 명으로 회원제 골프장(1350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골프장 판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레인보우힐스CC
레인보우힐스CC
이 같은 변화는 회원권 반환 사태와 과다한 세금 문제 등에 휩싸인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회원제 골프장은 2015년 218곳에서 지난해 196곳으로 줄었지만 대중 골프장은 같은 기간 265곳에서 290곳으로 늘었다. 지난달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한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는 지난해 3월 1400명이던 한 달 내장객이 올해는 360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됐지만 골프장 내장객 수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지난해 국내 전체 골프장 486곳의 내장객은 전년도(3541만 명)보다 131만 명가량 늘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는 지난해 국내 골프장 265곳의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12.1%로 2015년보다 0.8%포인트 늘었다고 17일 발표했다. 서천범 소장은 “접대 골프와 연관성이 적은 대중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29.2%에 이르렀다. 회원제 골프장은 ―1.7%로 전년도(―0.5%)보다 나빠지긴 했으나 김영란법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용권 에이스골프닷컴 대표는 “골프장 전체 내장객 수에 큰 변수인 평일 친목 위주의 골퍼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한 골프산업 전문가는 “대중 골프장이라고 그린피가 모두 싼 건 아니다. 골프 대중화를 위해 비용을 더 낮춰야 한다. 회원제 골프장에 부과하는 과도한 재산세, 개별소비세 등을 줄인다면 더욱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국내 골프장#골프#김영란법#청탁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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