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킬러 ‘Son의 신화’ 시작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7일 05시 45분


토트넘 손흥민이 15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벌어진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본머스와의 홈경기 전반 19분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손흥민은 시즌 19호골을 터트려 한국축구의 레전드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아시아선수의 유럽축구 한 시즌 최다골과 타이를 이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손흥민이 15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벌어진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본머스와의 홈경기 전반 19분 2-0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손흥민은 시즌 19호골을 터트려 한국축구의 레전드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아시아선수의 유럽축구 한 시즌 최다골과 타이를 이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본머스전 시즌 19호·리그 12호골의 의미

亞선수 유럽무대 시즌 최다골 차붐과 타이
최근 4경기 연속골 감각 절정…신기록 예감
EPL 두자릿수 득점도 ‘아시아 1호’ 새역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5) 감독은 최근 스포츠동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손흥민(25)에게 ‘득점에 대한 갈망을 다음 경기에서 계속 풀어줬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공격수가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심전심, 그 같은 바람이 통했다. 손흥민이 또다시 큰일을 냈다. 15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벌어진 본머스와의 2016∼2017시즌 EPL 32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19분 폭풍 드리블에 이은 시원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4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19호·리그 12호골을 뽑은 그는 마침내 ‘전설’ 차범근(64) 전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토트넘도 4-0 대승을 거두고 21승8무3패, 승점 71로 선두 첼시를 계속 추격했다.

토트넘 손흥민(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손흥민(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한 걸음 한 걸음이 역사

실로 대단한 행보다. 손흥민은 이로써 차범근 2017피파20세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레버쿠젠(독일)에서 뛰던 1985∼1986시즌 세운 역대 아시아선수의 유럽무대 시즌 최다골과 동률을 이뤘다. 아시아선수가 EPL에서 두 자릿수 골을 신고한 것도 손흥민이 처음이라 의미가 더 깊다.

성장속도가 엄청나다. 함부르크(독일) 소속으로 2010∼2011시즌 3골, 다음 시즌 5골을 작렬한 손흥민은 2012∼2013시즌 12골을 뽑았다.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은 2013∼2014시즌에는 12골(리그 10·컵대회 2골), 2014∼2015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골을 포함해 총 17골을 몰아쳤다. 토트넘으로 이적한 2015∼2016시즌에는 유로파리그 3골 등 총 8골로 잠시 주춤했으나, 올 시즌에는 욱일승천의 기세를 타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1골, FA컵 6골을 합쳐 모두 19골이다.


● 신기록은 언제?

포체티노 감독은 ‘눈이 즐거운(Exciting)’ 축구를 우선시하는데, 손흥민이 벤치의 의도를 가장 정확히 읽고 이행했다. 4-2-3-1 포메이션의 왼쪽 윙포워드로 본머스전에 선발출격한 그는 90분 내내 과감하면서도 유연한 움직임과 이타적 플레이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영점조준도 정확했다. 5차례의 슛 가운데 3개가 상대 골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본인은 그리 만족하지 못한 듯하다. “많은 찬스를 놓쳤다. 더 골을 넣었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EPL에서의 기록을 최대한 늘리고 싶어 한다. 차 전 감독이 1985∼1986시즌 19골 중 17골을 리그 경기에서 뽑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23일 첼시와 잉글랜드 FA컵 4강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비록 리그 경기는 아니지만, 현재 EPL 선두인 첼시를 상대로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한다면 의미는 충분하다. 이후로도 리그 6경기가 남아있어 얼마든지 더 많은 골을 보탤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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