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신사’ 팻 딘, 속내 감췄지만 간절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5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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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팻 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팻 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첫 2경기에서 승리요건을 갖추고도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3번째 등판. 이를 악문 그는 타구에 허리를 맞고도 127구 완투로 간절히 바라던 첫 승을 품에 안았다.

KIA의 새 외국인투수 팻 딘(28)이 삼수 끝에 KBO리그 데뷔 첫 승을 거뒀다.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9이닝 7안타(1홈런) 2실점으로 3-2 승리를 이끌었다. 2-2 동점이던 8회말 팀 타선이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고, 눈앞에 다가온 승리를 혼신의 127구 역투로 지켜냈다.

고대하던 팻 딘의 첫 승과 함께 KIA도 단독 1위(9승3패)의 휘파람을 불었다. 개막 10경기 이후 시점을 기준으로 2013년 5월 5일 이후 1440일만의 고공비행이다. 팻 딘은 볼넷 1개와 사구 1개를 내주는 동안 개인 최다인 삼진 9개를 잡아냈다. 최고 148㎞의 직구(41개)에 포크볼(29개), 컷패스트볼(28개), 커브(25개)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섞으며 영리하게 넥센 타선을 상대했다.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는 피칭이 돋보였다.

경기 후 팻 딘은 “정말 첫 승이 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9이닝까지 던지게 된 이유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8회 선두타자 윤석민의 강습타구에 허리춤을 맞았지만, 꿋꿋하게 투구를 이어갔다. 그는 “사실 7회부터 코치님께서 더 던져도 괜찮을지 물어봤다. 포기할 수가 없었다. 계속 던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KIA 팻 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팻 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첫 승 덕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팻 딘은 타구에 맞은 뒤로 오히려 아드레날린이 샘솟았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좀더 집중을 했다. 경기가 끝나고 지금쯤 되니까 아프긴 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2경기 모두 불펜진이 승리를 날려버렸다. 1일 대구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7-0으로 앞선 9회말 7점을 따라잡히는 참사가 벌어졌다. 다행히 팀이 연장 10회 2점을 내 승리했지만, 승리 기록은 날아가고 말았다. 8일 광주 한화전에선 5.2이닝 1실점을 기록했으나, 불펜이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팀은 9회 다시 온 승리 기회를 놓치며 3-4로 패했다.

팻 딘은 그동안 첫 승을 거두지 못한 데 대한 주변의 미안함에 “괜찮다”고 웃으며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그동안 많은 분들이 ‘걱정하지 마라. 잘 될거야’라며 격려해줬다. 승리를 못해도 팀이 이기면 좋았다. 오늘은 나도, 팀도 이겨서 정말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첫 날부터 팀원들이 가족처럼 반겨줬다. 경기에서는 야수들이 수비를 굉장히 잘해줘 내 실점을 줄일 수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팀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팻 딘은 교사인 아내 케이트 딘이 방학을 통해 한국에 입국해 있어 함께 승리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아내는 이번 주까지 한국에 머물고, 귀국한다. 그는 “아내와 함께 이 기분을 즐길 수 있어 정말 좋다. 오늘 경기도 일찍 끝났으니 부인과 함께 삼겹살을 먹으러 갈 것”이라며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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