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러의 인기, 피터르스의 패기, 데이의 감동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1일 05시 45분


리키 파울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리키 파울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마스터스를 빛낸 명품 조연들

커플스의 선전…올드팬들 향수 자극
로즈의 추격…마지막까지 흥미진진


기다렸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명품 샷을 볼 수 없었다. 잭 니클로스, 아널드 파머(이상 미국), 그리고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펼치는 추억의 샷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93명의 별들이 펼친 뜨거웠던 진검승부는 마스터스의 감동드라마를 완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빛나는 조연이 있었기에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더 밝게 빛났다.

1라운드의 주인공은 찰리 호프먼이었다. 마스터스의 상징인 초록색 모자와 선글래스를 끼고 등장한 호프먼은 버디 9개를 쓸어 담고, 보기는 2개로 막아내 7언더파 65타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부터는 ‘흥행카드’ 리키 파울러가 불씨를 지폈다. 파울러는 PGA 투어의 인기스타다. 특히 여성팬들과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마저 부상으로 빠져 볼거리가 줄어들 수도 있으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파울러가 그 공백을 메웠다. 최종순위는 공동 11위.

‘필드 위의 신사’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공동 6위로 가볍게 컷을 통과하며 마스터스를 찾아온 올드팬들에게 또 한번 향수를 느끼게 했다.

토마스 피터르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마스 피터르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마스터스 새내기 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도 조연으로 동참했다. 역대 마스터스에서 처음 출전한 선수가 우승한 것은 딱 3번뿐이었다. 그만큼 피터르스에게 쏠린 관심은 커졌다. 최종순위 공동 5위로 내년 마스터스(8위까지 자동출전)를 예약한 것으로 만족했다.

3라운드 들어서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급부상했다. 5언더파를 몰아치며 가르시아와 공동선두를 이뤘다. 로즈는 마지막까지 가르시아를 추격하며 화려한 조연이 됐다.

2015년 마스터스 챔피언 조던 스피스(미국)도 감동드라마에 빠지지 않았다. 공동 11위에 그쳤지만, 그린에서 내뿜는 스피스의 훈훈함만으로도 팬들은 환호했다.

제이슨 데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제이슨 데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폐암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출전을 결심한 제이슨 데이(호주)와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뒤늦게 발동을 걸며 분위기를 띄웠다. 매킬로이는 공동 7위, 데이는 22위로 마무리했다.

마스터스를 보기 위해 팬들은 몇 년, 아니 수십 년을 기다린다. 입장권 한 장이 최소 수천 달러에 이를 만큼 뒷거래도 무성하다. 그럼에도 마스터스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스타들이 펼치는 감동드라마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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