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후 첫 승·LG 첫 개막 4연승’ 차우찬의 1승 의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5일 05시 30분


4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차우찬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4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차우찬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LG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통 큰 투자를 했다. 프리에이전트(FA) 투수 최고액인 4년 95억 원에 차우찬(30)을 영입했다. 투자는 아깝지 않았다. 차우찬은 이적 후 첫 등판에서 완벽한 투구를 하며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다. 팀의 창단 첫 개막 4연승을 이끄는 쾌투였다.

차우찬은 4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적 후 첫 경기를 잠실 홈개막전에 등판하는 것도 모자라 친정팀 삼성을 만났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이날 6.1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으며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최고 구속 148㎞짜리 힘 있는 직구에 각이 날카로운 슬라이더(22개)와 스플리터(17개)를 섞어서 삼성 타자들의 손발을 꽁꽁 묶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차우찬이 과연 LG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이목이 집중됐다. 삼성 타자들이 차우찬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LG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유불리가 없다고 본다. 삼성 타자들이 차우찬을 잘 알고 있다고 해도 실제로 상대해본 것은 타 팀 타자들에 비해 적다”며 “청백전 정도는 등판했겠지만 실전은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상대를 더 못해본 편이 맞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 타자들의 생각도 같았다. 차우찬의 공을 누구보다 많이 받아본 이지영은 “구위나 어떤 공을 던지는지 알지만 사실 타석에서 상대하는 것은 다른 얘기”라며 “다른 팀 선발투수와 마찬가지라고 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지영의 말처럼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동료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적’이었다. 차우찬은 시범경기 때만 해도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고민이었지만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호투로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뒀다. LG 팬들은 7회 1사 1루서 김지용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에게 ‘차우찬’을 연호하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쏟아냈다.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가 11-0 대승을 거두며 4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에 뽑힌 LG 차우찬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가 11-0 대승을 거두며 4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에 뽑힌 LG 차우찬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차우찬은 경기 후 “설레고 긴장됐는데 1회를 잘 넘기고 안정이 됐다”며 “타자들이 대량득점을 해줘서 맘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고맙다고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경기 전에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경기 중에는 일부러 타자들을 쳐다보지 않았다. (유)강남이와 로케이션만 집중하려고 했다”며 “그래도 이승엽 선배님께는 인사를 드렸다. 그동안 같은 팀에서 뛰면서 한 번도 상대할 일이 없었는데 영광이다. 자동적으로 인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늘 원정팀에서 LG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들었는데 오늘 들었더니 소름 끼치고 기분 좋았다. 앞으로 계속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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