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타 날벼락’…울어버린 톰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4일 05시 45분


렉시 톰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렉시 톰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코앞서 우승 놓친 역대급 실수

4R 3타차 단독선두 우승 유력 상황
시청자 지적으로 ‘3R 17번홀 4벌타’
“정말 고의가 아니었다” 눈물 글썽


골프의 역사를 통틀어도 ‘역대급’으로 간주될 만한 실수다. 벌타로 인해 코앞에서 우승을 놓친 사례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컨트리클럽(파72)에서 3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270만달러). 하루 전 3라운드까지 3타차 단독선두를 달린 렉시 톰슨(22·미국)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이날 4라운드에서도 12번홀까지 2위권과 3타차 간격을 유지하며 여유 있게 앞서고 있어 금세라도 우승이 확정될 듯했다. 그러나 13번홀로 향하던 톰슨에게 경기위원을 통해 ‘전날 3라운드 17번홀(파3)에서의 상황 때문에 4벌타가 주어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의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에 따르면, 톰슨은 문제의 홀에서 50cm 파 퍼팅을 남겨두고 볼에 마킹한 뒤 제자리에 놓지 않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이 행동으로 2벌타를 받은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3라운드 스코어카드를 잘못 기재한 것이 돼 추가로 2벌타를 받았다.

렉시 톰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렉시 톰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톰슨의 실수는 방송중계를 지켜본 시청자의 지적으로 확인됐다. 이를 검토한 경기위원회는 결국 톰슨에게 4벌타를 부과했다. 순식간에 5위로 밀려났지만, 톰슨은 곧 평정심을 되찾아 선두 추격에 나섰다. 18번홀(파5) 버디로 유소연(27)과 공동선두를 이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동정심 많은’ 관중은 톰슨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러나 우승은 끝내 톰슨을 외면했다. 눈물의 준우승 후 톰슨은 “당시 상황은 정말 고의가 아니었다”며 “많은 이들의 도움과 응원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새로운 교훈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톰슨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도 “렉시(톰슨)가 정말 좋은 경기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 렉시에게 일어난 상황이 매우 불운했다고 생각한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40만5000달러(약 4억5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0만달러(약 2억2200만원)다. 톰슨은 한 번의 실수로 명예와 실리를 모두 놓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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