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부터 풍성한 볼거리, 대장정 돌입한 ML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3일 15시 14분


코멘트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홍관조 끝판왕’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개막전부터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블론세이브와 승리를 동시에 기록하는 극적인 하루를 보냈다.

오승환은 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시카고 컵스 타선을 상대했다. 평소보다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모습의 오승환은 팀이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1사 1·2루 위기 상황에 올랐다. 첫 타자 카일 슈바버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앤소니 리조를 모두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급한 불을 껐다. 기존보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구사율을 높여 상대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랜달 그리척의 2점홈런으로 3-0으로 리드를 벌린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깔끔한 마무리를 위해 오승환을 재투입했다. 오승환은 첫 타자 벤 조브리스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에디슨 러셀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아웃카운트 2개만을 남겨놓았다.

그러나 수비 실수 하나가 발목을 잡았다. 후속타자 제이슨 헤이워드의 평범한 땅볼을 1루수 맷 카펜터가 더듬어 타자와 주자가 모두 진루에 성공해 위기에 몰렸다. 결국 오승환은 윌슨 콘트라레스에게 좌월 3점홈런을 허용해 시즌 첫 등판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이미 투구수 30개를 넘긴 오승환은 남은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경기의 흐름은 9회말 다시 세인트루이스로 넘어갔다. 호세 마르티네스의 중전 2루타와 야디에르 몰리나의 고의사구, 콜튼 웡의 볼넷으로 엮은 2사 만루 찬스에서 8회말 2점포의 주인공 그리척이 좌중간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블론세이브로 고개를 숙였던 오승환은 경기 승리투수가 돼 쓰린 속을 달랬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투수인 매디슨 범가너는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 개막전부터 팬들에게 화끈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범가너는 애리조나 원정경기에서 5회와 7회 연타석 솔로포를 기록함과 동시에 7이닝 6안타(1홈런) 11삼진 3실점 호투했다. 팀은 비록 9회말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지만, 개막전다운 승부가 팬들을 즐겁게 했다. 뉴욕 양키스는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의 부진(2.2이닝 8안타 2홈런 7실점)으로 탬파베이 원정에서 3-7로 졌다. 3일 개막전을 치른 메이저리그는 10월까지 총 7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