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삼성화재, 문제는 ‘중앙’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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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연패… 팀순위 5위로 추락
작년 속공-시간차 공격 비율 30%
올해 15.7%로 줄며 공격 단순해져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연패(連敗)가 아니라 연패(連(패,백)·운동 경기 등에서 연속으로 우승함)가 익숙한 팀이다. 삼성화재가 2013∼2014시즌까지 7시즌 연속으로 남자부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는 동안 4경기에서 연속으로 패한 건 딱 한 번뿐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15일 안방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한 뒤 25일까지 4연패를 당했다. 팀 순위도 5위에 그치고 있다. 삼성화재가 흔들리는 이유는 뭘까.

 삼성화재 배구 스타일을 대표하는 낱말은 몰방(沒放)이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타이스(25·네덜란드)가 삼성화재 전체 공격 시도 중 50.9%를 책임지고 있다. 남자부 7개 구단 중에서 외국인 선수가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팀은 삼성화재뿐이다.

 타이스가 문제일까. 타이스는 공격 성공률 54.6%로 외국인 선수 중에서 1위(전체 5위)다. 삼성화재와 맞붙는 팀에서 타이스를 집중 견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한 성적이다. 결국 국내 선수들이 타이스의 뒤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몰방 배구’ 이미지에 가려져 있지만 원래 삼성화재는 공격 패턴이 다양한 팀이었다. 국내 선수들의 공격 참여는 적어도 다양한 공격 스타일로 상대 팀을 뒤흔들었고, 외국인 선수 역시 이런 플레이에 적극 가담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시간차 공격 비율(13.3%)이 10%를 넘어가는 유일한 팀이었다. 속공 비율(17.0%)도 ‘쿠바 몬스터’ 시몬(29)이 버틴 OK저축은행(21.3%)에 이어 2위였다. 속공과 시간차는 흔히 코트 가운데를 공략하는 전술로 통한다. 양쪽 날개에서 ‘큰 공격’을 때릴 수 있게 코트 중앙에 계속 ‘미끼’를 던져뒀던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간차 비율이 1.6%로 지난 시즌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속공도 14.1%로 내려갔다. 코트 가운데를 공략하는 비중이 지난 시즌 30.3%에서 올해 15.7%로 내려앉은 것이다. 리시브가 흔들려 ‘약속된 플레이’를 하기 힘들었던 것도 아니다. 삼성화재의 올 시즌 현재 리시브 성공률은 50.2%로 지난 시즌(48.6%)보다 높다. 삼성화재 연패 탈출의 실마리는 양쪽 날개가 아니라 코트 가운데에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배구#삼성화재#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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