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 받는 삼성스포츠단, 이유와 목적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12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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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스포츠단이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은 야구·축구·농구·배구 등 산하 프로구단들이다.

스포츠계 복수의 소식통은 12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삼성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등 삼성스포츠단 전체가 최근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이달 초부터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다수 체육인들은 스포츠단의 운영주체인 삼성그룹 계열사 제일기획의 매각 실패에 따른 여파로 본다. 올 초부터 진행한 프랑스 퍼블리시스와의 제일기획 매각협상이 결렬되자, 삼성그룹은 4일부터 경영진단 및 외부 컨설팅 작업에 돌입했다. 자연스레 제일기획 계열사 전체가 대상이 됐다. 제일기획 관계자도 “전 분야에 걸쳐 경영진단 컨설팅을 하고 있다. 스포츠단 역시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제일기획에선 “경영진단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경영진단이 끝난 뒤 ‘감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경영진단’이나 ‘감사’는 어감의 차이일 뿐,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실제로 삼성스포츠단 소속의 한 구단은 7월 한 달간 경영진단에 이어 8월 감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제일기획은 ‘경영 효율화’를 내세운 그룹 내부의 판단에 따라 삼성그룹 산하의 4대 프로스포츠단을 차례로 흡수했다. 수원삼성의 지분 전체를 2014년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배구단(삼성화재 블루팡스)과 농구단(삼성 썬더스·삼성생명 비추미), 올 초 삼성 라이온즈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해 대주주가 됐다. 이후 각 종목 산하 구단들의 운영 목적도 당장의 성과가 아닌, ‘생존’과 ‘자생력 강화’로 옮겨졌다.

그렇다면 스포츠단이 경영진단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런 사유도 없이 특정 조직이 경영진단 또는 감사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없다. 매각협상 당시에도 일각에선 운영비(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구조의 스포츠단을 함께 인수하는 것을 협상 초기부터 퍼블리시스가 꺼려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제일기획이 매각되더라도 스포츠단의 운명은 전혀 별개 문제로, 더욱 복잡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때 아닌 경영진단에 각 스포츠단의 내부 분위기가 좋을 리는 없다. 일각에선 생각보다 훨씬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짧게는 다음 달까지, 길게는 3~4개월 이상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스포츠단 한 관계자는 “올해 잔여기간을 내부감사와 함께 보낼 수 있어 사무국이 한동안 뒤숭숭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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