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감독의 퇴장 전화위복 삼은 수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7일 05시 45분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앞줄 가운데)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를 벤치에 앉아 지켜보고 있다. 서 감독은 18일 FC서울전에서 퇴장을 당했다. 왼쪽은 김대의 스카우트, 오른쪽은 고종수 고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앞줄 가운데)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를 벤치에 앉아 지켜보고 있다. 서 감독은 18일 FC서울전에서 퇴장을 당했다. 왼쪽은 김대의 스카우트, 오른쪽은 고종수 고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전 무실점 승 “선수들 더 집중”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수원삼성의 시즌 2번째 ‘슈퍼매치’. 수원은 서정원 감독이 주심의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가운데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후반 29분 서울 아드리아노에게 선제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7분 뒤 곽희주가 동점골을 넣었다. 15일 전북현대전에서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결승골을 내주는 등 앞선 경기들에서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잇달아 실점하며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졌던’ 수원으로선 서울전 결과는 ‘질 경기를 비긴’ 것이었다.

서 감독은 서울전 직후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고, 이 다짐은 값진 열매를 맺고 있다. 챌린지(2부리그) 소속 부산 아이파크와의 22일 ‘2016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2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클래식(1부리그) 홈경기에서도 1-0으로 이겼다. 제주전은 올해 클래식 16라운드 동안 수원의 첫 무실점 경기였다.

서울 못지않게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제주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챙긴 데는 각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특히 서울전 퇴장으로 서 감독이 제주전에서도 벤치를 지키지 못하게 되자, 선수들은 이를 정신력을 다잡는 계기로 삼았다. 제주전 결승골의 주인공 곽광선은 “감독님이 벤치에 안 계셔서 선수들이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수원은 제주전에 앞선 5경기에서 3무2패에 그치는 등 극심한 승리 갈증을 겪어왔다. 제주전은 5월 14일 수원FC전 승리 이후 42일만의 리그 승리이자 3승째(9무4패)였다.

서울전에서 서 감독이 퇴장당한 것은 아드리아노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연결된 이정수의 반칙이 선언된 바로 그 순간이었다. 서 감독의 퇴장 이후 동점골이 나왔고, 결국 반전의 계기가 됐다. 수원이나 서 감독에게는 퇴장이 ‘전화위복’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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